얼마 전 여행 채널에서는 영국 버킹엄 궁전의 근위병에 관한 방송을 한 적이 있다. 이 방송은 내게 런던에 있는 런던탑에서의 한 사건을 생각나게 했다. 나는 두 번 런던을 여행한 적이 있는데 두 번째가 지난 82년이니 최근의 일이 아님은 분명하다.
버킹엄 궁전의 근위병들은 임무 교대 의식의 화려함으로 유명하지만 조각같이 서서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이들 근위병은 버킹엄 궁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바로 런던탑에도 근위병이 있다. 런던탑은 초기에는 요새에서 왕궁으로 후에 감옥으로 사용되었으며 지금은 530 카라트의 세상에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왕관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내가 런던탑 내의 한 건물 정문 앞에 동상처럼 서 있는 근위병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 때 두 명의 젊은 여자들이 근위병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한 여자가 동행한 여자에게 “내가 저 근위병을 웃길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건 또 무슨 일인가” 궁금해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 광경을 바라보게 되었다.
근무중인 근위병은 울타리에 안에 서있어 여자들과는 15피트 정도 거리가 있었다. 여자는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힘든 말로 근위병을 향해 쫑알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근위병은 조각처럼 무표정하게 서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여자는 포기하지 않았다. 혀를 내밀기도 하면서 나름대로 필사적이었다. 한 10분쯤 지났나? 근위병의 표정에 동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웃음을 참는 듯한 표정으로 어깨의 움직임이 있었다.
바로 그때 건물 안으로부터 상사로 보이는 근위병이 절도 있는 동작으로 나왔고 근위병과 마주 서 무엇인가 조용히 말했다. 근무 중이던 근위병의 얼굴은 굳어졌다. 다시 절도 있는 동작으로 상사인 듯한 근위병은 건물 안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그 여자가 근위병을 향해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나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돌아보고 또 돌아보았다. 그러나 두 명의 여자는 계속 그 곳에 서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어떻게 근무중인 근위병에게 여자들이 장난을 걸 수 있는지도 물론이지만 근위병의 상사는 왜 여자들에게 장난을 중지하라는 말을 전혀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자신들의 장난 때문에 상사에게 꾸중을 들은 근위병에게 계속해서 장난을 하는 두 명의 여자들의 행동은 무엇인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누군가로부터 설명을 들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
백향민(영어음성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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