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에 관한 한 2등만 해도 자존심이 상하는 미국이 지난 9월초 인디애나폴리스에서 벌어진 세계농구선수권대회에서 NBA 선수들로 짜여진 소위 ‘드림팀’을 출전시키고도 안방에서 ‘6등’이라는 망신을 당한 것은 엄청난 쇼크였다. 아무리 특급선수들이 빠졌다고 해도 엄연한 NBA 스타들로 짜여진 미국팀이 그것도 홈 코트에서 우승은커녕 4강에도 못 들고 6위에 그쳤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수모. 코비 브라이언트와 샤킬 오닐(이상 LA 레이커스), 알란 아이버슨(필라델피아 76ers) 등이 빠진 사실상 2진급 팀이라는 점도 위로가 될 수 없었다. 오히려 염치없는 변명이란 질책을 들을까봐 그걸 내세울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미국의 인식, 특히 선수들의 생각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NBA팀이라면 2진, 아니 3진이 나가도 우승은 맡아놓은 것이라는 생각이 이번 대회를 통해 산산조각 났기 때문. 엄청난 몸값 때문에 돈 버는 일과 관계없는 국제대회라면 몸부터 사리고 보는 특급 올스타선수들도 미국이 안방에서 형편없이 몰락한데 대한 책임감과 함께 팬들의 따가운 질책의 시선을 느끼지 못할 리가 없다. 너무 창피해 어떤 선수는 유고를 우승으로 이끈 블라디 디바츠(새크라멘토 킹스)와 시선을 맞추지 않도록 피해 다녔다고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올스타들이 이미 다음번 드림팀이 구성될 때(2004년 아테네 올림픽)는 대표팀 제의가 오면 수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고 특히 레이커스의 브라이언트는 5일 ‘Probably’라는 토를 달기는 했으나 사실상 출전을 공식 확인했다.
특히 브라이언트는 자기 혼자 나가는데 그치지 않고 같은 팀의 덩치 한 명을 함께 끌어들이려고 노력 중이다. 그 덩치란 물론 오닐. 오닐은 브라이언트가 같이 나가자고 자꾸 졸랐더니 "알았어, 알았다구"라고 답했다고 한다. 오닐은 공식적으론 "코비가 뛰고 필 잭슨이 감독이라면 내가 뛸 가능성은 75%"라고 밝히고 있다. 물론 오닐과 브라이언트가 나선다면 아이버슨은 물론 제이슨 키드(뉴저지 네츠), 케빈 가넷(미네소타 팀버울브스), 팀 덩컨(샌안토니오 스퍼스) 등도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1992년 오리지널 드림팀이후 진짜 ‘드림팀’이 나올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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