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반대 캠페인에 예수 등장시켜… 기독교계 거센 논란
환경보호운동 종교단체선‘방영 무리 없어’
‘이름 들먹이는 것은 신성 모독’항의 빗발
“예수라면 과연 어떤 차를 운전했을까?”
환경보호운동을 펼치고 있는 한 종교단체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반대하는 광고 캠페인에 예수를 동원, 미국 기독교계에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기독교계를 뒤흔든 때아닌 ‘예수 광고’ 시비는 각 종파의 대표들로 구성된 복음환경네트웍(EEN)이라는 종교단체가 예수께서는 환경에 해로운 SUV를 타시지 않았을 것이라는 내용의 TV 광고를 인디애나, 아이오와, 미주리, 노스캐롤라이나 등 4개주에서 일제히 방영키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이 TV 광고는 최근 기독교인들 사이에 인기 있는 유행어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What would Jesus do?)를 따서 소비자들에게 “예수님이라면 어떤 차를 운전하셨을까”(What would Jesus drive?)라는 질문을 던진다.
EEN 상임이사인 짐 볼 침례교 목사는 ‘굿 모닝 아메리카’ 인터뷰에서 연료 효율성이 낮은 SUV, 미니밴, 픽업트럭 등이 대기를 오염시키고 자녀와 이웃들의 건강을 해친다며 기독교인들에게 환경을 보호할 도의적 의무가 있으므로 환경운동에 예수의 이름을 결부시키는데 무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고 가르친 예수가 배기개스 배출량이 많은 SUV를 타셨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다른 기독교 지도자들은 이를 심히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 기독교방송네트웍(CBN)의 팻 로벗슨 목사는 “SUV 반대 캠페인에 예수를 끌어들이는 것은 신성모독에 가깝다”며 펄쩍 뛰었다. 아무리 환경보호가 목적이라지만 신성한 예수의 이름을 광고에 들먹이는게 말이나 되느냐는 항의다.
한편 자동차제조업계연맹(AAM)의 글로리아 버그퀴스트 대변인은 “성경에 의하면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험한 지역을 자주 여행하셨다”며 “여러 명이 험로를 다니는데에는 SUV만한 차종이 없기 때문에 예수께서도 당연히 SUV를 택하셨을 것”이라고 맞받아 쳤다.
하지만 성경에 따르면 예수는 도보로 여행하거나 당나귀를 타신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당시로서는 연료 효율성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여행했던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캠페인이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전체 차량의 절반을 차지한 SUV, 미니밴과 픽업트럭의 인기를 당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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