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초월한 세여인 ‘삶의 의미’찾기
마이클 커닝행의 퓰리처상 수상 소설이 원작인 영화로 세월을 달리한 권태에 빠진 세 여인의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얘기이자 죽음으로써 오히려 인생을 찬미한 심오한 작품이다.
영국의 여류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댈로웨이 부인’이 매체가 돼 세대가 다른 세 여인의 삶을 정교하게 직조한다. 지적이요 가슴 아프며 통찰력 있고 또 감정이 가슴을 밀물처럼 채워주는 안팎으로 아름답고 사려 깊은 작품이다.
영화는 신경쇠약증에 시달리는 버지니아 울프(니콜 키드만)의 자살로 시작되면서 그녀가 ‘댈로웨이 부인’을 집필하던 20년대 초로 돌아간다. 두 번째 여인은 50년대 초 LA에 사는 로라 브라운(줄리안 모어).
로라는 자기를 사랑하는 남편 댄(존 C. 라일리)과 귀여운 어린 아들 리처드를 두었지만 삶의 권태에 지쳐 있다. 이런 로라는 ‘댈로웨이 부인’을 읽으면서 비로소 자기 삶을 재정리할 힘을 얻게 된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그녀는 버지니아처럼 자살마저 생각해 본다.
마지막 여인은 현재 뉴욕에 사는 소설 편집자 클래리사 본(메릴 스트립). 동성애자인 그녀는 과거 연인으로 AIDS로 죽어 가는 시인 리처드 브라운(에드 해리스)의 수상 축하 파티를 준비한다.
클래리사는 댈로웨이 부인의 현대판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앞두고 깊은 좌절감에 빠져 있다.
이야기는 이들 세 여인을 ‘댈로웨이 부인’이라는 책으로 세대를 너머 시간의 흐름을 타고 기묘하게 연결하면서 서술된다.
버지니아는 자기 글에 의해 로라와 클래리사라는 생의 무료와 좌절감에 빠진 두 여인과 동일화된다. 그리고 가정을 버리고 자기 삶을 찾아 나선 로라는 아들 리처드를 통해 클래리사와 연결되는데 이 세 여인의 이야기가 유연하게 교차된다.
AIDS와 2건의 자살 그리고 동성애가 내용의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지만 결코 절망적이고 퇴폐적이 아니다. 죽음은 삶을 진지하게 파고드는 하나의 수단으로 묘사돼 찬란할 지경.
그러나 세 여인들의 여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들인 부인과 어머니와 연인(친구)의 구실을 못한데 대한 깊은 통증의 이야기여서 처연한 느낌을 버릴 수가 없다. 그 처연함이 아름답지만.
키드만과 모어 및 스트립의 연기가 모두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하다. 그리고 필립 글래스의 서정적이요 우수가 가득한 음악이 심금을 울린다. 감독 스티븐 달드리(‘빌리 엘리옷‘).
PG-13. Paramount. 웨스트우드 페스티벌(310-248-MANN), 그로브(323-692-0829), 샌타모니카 브로드웨이(810-555-T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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