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피아니스트 처절한 생존담
올해 칸 영화제서 대상을 받은 로만 폴란스키 감독 작품. 7세 때 나치의 유대인 수용소서 탈출한 감독이 나치가 점령한 바르샤바에서 기적적으로 생존한 유명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라브 스필맨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또 하나의 홀로코스트 얘기로 극적이라기보다 단순히 한 개인의 극한 상황에서의 생존을 스케치식으로 묘사했다.
다가오는 공포의 정체를 제대로 파악 못하던 젊은 피아니스트 스필맨(에이드리안 브로디가 영혼 가득한 연기를 한다)은 바르샤바 게토에 수용되면서 가족과도 헤어지게 된다. 운 좋게 처형지로 수송되지 않은 스필맨은 게토를 탈출한 뒤 계속해 마음 좋은 폴란드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여기 저기 빈집을 찾아다니며 숨어살면서 공포의 날을 보낸다. 그의 생존능력의 원동력은 음악에 대한 사랑.
스필맨이라는 개인의 눈으로 관찰되는 나치의 만행과 도시의 붕괴와 인간성의 타락 및 생존을 위한 몸부림 등이 감상성 없이 철저히 객관적으로 묘사된다. 이같은 객관성 때문에 영화가 당연히 제공해야 할 극적 흥분을 못 느끼게 되는데 약간의 논픽션 스타일을 가미한 기록영화를 보는 것 같다.
긴 상영시간 동안 나치의 잔학한 행동과 게토의 참상 그리고 굶주리고 병든 스필맨의 고통을 함께 겪는 경험이 마치 억지로 끌려와 겪는 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볼만한 가치는 있다. 감동적인 것은 음악을 사랑하는 나치 장교가 스필맨을 살려주는 장면. 인류에겐 그래도 희망이 있다. R. 센추리플라자 시네마(800-555-T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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