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시즌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UCLA(4승6패) 농구팀 감독 스티브 라빈(사진)이 요즘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다면 이는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전통의 농구 명가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을 만큼 시즌 출발이 부진하기 때문. 난-컨퍼런스 스케줄을 18년만에 최악인 2승5패로 마무리짓고 팩-10 플레이에 들어간 UCLA는 리그 첫 2게임에서 리그 약체들인 워싱턴과 워싱턴 스테이트를 연파하며 회생의 기미를 보이는 듯 했으나 8일 아치 라이벌 USC에 고배를 마시면서 다시 흔들리고 있다.
UCLA가 안방인 폴리 파빌리온에서 USC에 진 것이 이번이 10년만에 처음. 최소한 농구만큼은 USC보다 한 수위라고 자부했던 UCLA팬들의 분노가 폭발 일보직전인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라빈의 UCLA팀이 시즌 초반 부진을 보이는 것은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시즌 이맘때쯤이면 라빈의 해임을 요구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나온 것은 거의 연례행사였다. 하지만 UCLA팀은 항상 시즌 막판 NCAA 토너먼트에서 기대이상의 선전을 보여 라빈을 해고위기에서 건져냈다. 라빈이 감독을 맡은 지난 6년간 UCLA는 정규시즌에 들쭉날쭉 하다가는 NCAA 토너먼트에 나가면 펄펄 날아 5번 16강까지 올랐고 1번을 8강까지 진출하며 ‘도깨비팀’의 명성을 쌓았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논리로 지금까지 감독자리를 보전해 온 셈.
그래도 올해 출발은 좀 심하다. LA 타임스는 9일 “라빈이 운전대에서 잠든 것 같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그의 지도력 부재를 신랄하게 질타하면서 USC전 패배의 원인을 상대팀의 선전 탓으로 돌린 그의 발언은 지나치게 겸손하며 사실은 그의 공(?)이 더 크다고 비꼬았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도 최신호에서 라빈의 생존여부가 불투명하다며 그가 쫓겨나지 않으려면 올해도 최소한 NCAA 토너먼트 16강 이상의 성적을 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UCLA의 신임 체육부장 댄 거레로가 그때까지 기다려줄까 하는 것. 지난달 풋볼감독 밥 톨리도를 괜찮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가차없이 잘랐던 거레로가 라빈에게 막판 매직 창출의 기회를 줄지 불투명하다.
또 하나는 현 페이스로 나간다면 아무리 UCLA라도 팩-10 컨퍼런스 토너먼트를 우승하지 못하는 한 NCAA 토너먼트 진출이 어렵다는 사실. 지금 라빈의 심경은 가시방석에 앉아있다는 표현이 꼭 적합할 것이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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