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인터넷 ‘먹통’…가상 샐러리맨의 하루
“컴퓨터가 없던 10년 전에도 이것보다 불편하지는 않았는데….”
만약 인터넷 마비가 며칠 동안 계속된다면 시민들의 일상 생활은 어떻게 변할까. 이 상황을 가상, 20대 회사원의 하루를 엮어 봤다.
‘오전 7시.’ 인터넷업체 마케팅팀장 김 모 씨(28)는 버릇처럼 간밤의 뉴스와 이메일을 확인키 위해 컴퓨터를 켰다. 하지만 컴퓨터 화면에는 ‘페이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는 메시지만 뜰 뿐이었다. 그제서야 ‘아 오늘도 어제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허탈해졌다.
‘오전 8시.’ 출근 지하철 안에서 휴대전화로 즐기던 게임도 할 수 없게 된 김 씨는 기분 전환 삼아 휴대전화 벨소리를 바꾸려고 했지만 이 역시도 포기해야 했다. 무선 인터넷 역시 불통이기 때문.
‘오전 8시 30분.’ 회사 PC도 인터넷이 ‘먹통’. 최종 확정된 사업 계획서를 거래처에 보내기 위해 먼지가 앉은 팩시밀리를 찾았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온갖 팩시밀리가 통화 중이다. 도착 여부를 확인하느라 전화기를 들어야 했다.
‘오전 9시 30분.’ 이번엔 마케팅팀 회의를 위해 회의실을 구하느라 우왕좌왕. 팀장 포함 4명인 마케팅 회의는 인스턴트 메신저로 제자리에 앉아 해결됐던 일. 결국 5층 위에 있는 회의실을 어렵게 구해 올라가느라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어야 했다.
‘오전 12시.’ 오전 내내 김 씨를 안절부절못하게 했던 것은 주식. 점심 시간을 쪼개서 하는 재미가 쏠쏠했던 인터넷 트레이딩은 불가능. 인터넷 마비 사태로 김 씨가 투자한 인터넷업체 주식은 하한가를 기록 중이어서 답답하기만 하다.
‘오후 4시.’ 신용카드 마감일이라는 것을 불현듯 깨달은 김 씨는 인터넷 뱅킹을 시도했지만 ‘앗차!’를 속으로 외친 후 부랴부랴 인근 은행으로 내달려야 했다.
‘저녁 6시.’ 뜻하지 않은 야근으로 친구와 약속된 영화를 볼 수 없게 된 김 씨는 인터넷으로 일주일 전 예매해 놓은 표를 취소하려고 했지만 현장에 와야만 표를 취소할 수 있다는 극장 직원의 말에 영화표 값만 날렸다.
‘밤 8시.’ 사흘 후인 어머니 생신 선물 구입을 인터넷 쇼핑몰에서 해결할 생각에 느긋했던 김 씨는 퇴근 후 백화점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문이 닫혀 헛걸음을 해야 했다.
‘밤 9시.’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온 김 씨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온라인게임을 하려고 습관적으로 PC를 켰다가 신경질적으로 바로 꺼야 했다.
“아! 이 원시 시대는 언제 끝날 것인가.
박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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