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의 유대인 학살 만행
외면한 바티칸 신랄 비판
‘Z’와 ‘실종’ 등 정치 스릴러를 주로 만드는 코스타-가브라스 감독의 홀로코스트 영화이자 역시 정치성 짙은 작품이다.
실화와 허구를 혼합한 색다른 홀로코스트 영화로 비극적 역사의 또 다른 한 면을 깨닫게 해주는 견실하고 진지한 영화다.
이 작품은 또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외면한 바티칸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인 독일군 장교는 실존인물이고 그와 함께 나치만행을 공개하려고 애쓰는 제수잇 신부는 가공의 인물.
두 사람이 각기 따로 또 때로는 함께 나치만행을 교황에게 호소하려는 노력을 성실하게 다뤘는데 초점이 흐리고 얘기가 다소 장황하다. 반면 두 배우의 연기는 매우 훌륭하다.
화학자인 나치 SS 장교 쿠르트 거슈타인(울릭 투쿠어)은 자신이 발견한 정수용 화학약품 지클론 B가 폴란드 트레블린카의 유대인 수용소에서 유대인 대량 학살에 사용되는 것을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는다.
그는 이같은 사실을 추기경을 통해 교황청에 알리려고 애쓰나 아무도 그의 말을 안 믿는다(아니면 안 믿으려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거슈타인의 말을 믿는 사람은 젊은 제수잇 신부 리카르도 폰태나(마티 외 카소비츠). 귀족 출신으로 가족이 바티칸과 깊은 관계가 있는 폰태나는 아버지와 함께 나치만행을 고발하려고 시도한다.
한편 거슈타인은 나름대로 독일 신교도들과 스웨덴 영사 및 바티칸 대표들을 만나 유대인 학살을 세상에 알리려고 갖은 노력을 하나 모두 허사로 돌아간다.
거슈타인은 의사라고만 알려진 유대인 학살의 주범(울릭 뮤에)의 눈을 피해 살육행위를 늦추려고 시도하는 동안 폰태나는 바티칸서 같은 노력을 하지만 교황 피오 12세는 이런 살육에 외면한다.
좌절감에 빠진 폰태나는 신부복 위에 노란 다윗의 별을 붙이고 죽음의 수용소로 자처해 들어가고 종전 후 프랑스군에 투항한 거슈타인은 옥중 자살하고 만다.
거슈타인은 죽은 뒤에도 전범으로 몰렸다가 1965년에야 누명을 벗게 된다. 영화는 마지막에 의사가 가톨릭의 도움으로 남미로 탈출하는 식으로 끝나면서 가톨릭을 나치만행의 동조자로 고발하고 있다. 영어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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