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핏줄 내 조국을 알고 싶다’
▶ 카피올라니커뮤니티 칼리지 김수아교수 특별제언
미주한인이민100주년을 맞아 한국일보가 ‘내 핏줄 내 조국을 알고 싶다’라는 제목의 기획기사를 게재해 한인커뮤니에 한인입양아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킨 것은 참 잘한 일이다.
2002년 가을학기 필자의 강좌에는 다섯명의 한인입양 학생들이 있었다. 학기초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다섯명의 학생이 자신이 한국 입양아라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1980년이후 입양된 케이스로 두 명이 일본계성을, 두 명이 백인계 그리고 한 명은 백인가정에 입양해 성장했지만 한인가정의 남자와 결혼해 한국성을 되찾은 학생이었다.
설문조사에서 이같은 사실을 발견하던 순간 마치 둥지를 잃어버렸던 새들이 필자의 가슴으로 날아드는 듯한 느낌이 든 것은 왜일까.
이들 다섯명의 한국 입양학생들은 한국을 가본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모두 ‘No’라고 답하며 ‘꼭 한번은 가보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다.
지난 1월 한인이민100주년 기념잔치로 와이키키 칼라카우아 거리와 카피올라니공원은 한국의 장터를 방불케하는 풍성한 먹거리와 볼거리로 한인들은 물론 전세계인들의 축제마당을 이루었다.
이번 잔치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렸던 이민조상의 땀내음이 무역풍 바람을 타고 다시한번 우리들의 코 끝에 찾아와 향기를 더했다. 그러나 필자는 그 잔치가 그리 즐겁지만은 않았던 것은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어머니의 나라에서 온 한인들이 벌이는 축제에 소외감을 느끼고 또 한번 버렸졌다는 느낌을 가졌을지도 모르는 내 강좌의 다섯 학생들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입양관련 서적을 읽어보면 해외 입양아들은 대부분 10대후반에서 20대초반의 미혼모에의해 출산된 아이들로서 한국에서는 1960년에 설립된 애란원이란 곳에서 미혼모들의 출산과 자립을 도왔다고 한다. 애란원의 전신은 ‘은혜의 집’으로 엘레노르 반 리에로프라는 미국 장로교 선교사에 의해 설립되었다. 1973년 설립자가 은퇴하고 미국으로 돌아가자 한국 장로교총회가 운영하는 자선단체로 넘겨졌고 설립자를 기리기 위해 설립자의 한국명인 ‘애란’을 따서 애란원이란 이름으로 개명하였다. 애란원은 그 이후 기능을 달리하여 사회에 늘어나는 미혼모들과 길에 버려지는 많은 신생아들을 돌보는 기관으로 변경되어 한국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21세기를 맞아, 미주한인이민100주년을 맞아 이제 한국정부를 비롯한 한국인 그리고 미주한인동포들도 그동안 입양아에 대한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었던 편견을 버려야 할 시기가 온 것 같다.
한국의 아이들을 입양하여 키우는 양부모들을 보면 카네오헤에 위치한 재향군인 묘지에 새겨진 하얀색의 기념비에 새겨진 문구가 떠오른다. "I gave my life for your future(당신의 미래를 위하여 내 생명을 주었습니다). 이 말을 바꾸어 보면 "당신 나라가 키우지 못하고 우리에게 보낸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서 우리는 돈과 시간과 사랑을 받쳐 키웠습니다"가 될 것이다.
하와이 한인입양아중 대다수가 이제 대학생의 연령에 이르렀을 것이다. 미전국 입양아및 입양가족 네크워크(KAAN)가 있지만 이제 우리 한인사회도 이곳에 함께 거주하고 있는 한인 입양아들이 모국의 따뜻하고 너그러운 손길을 느낄 수있는 뜻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주길 기대해 본다. 왜냐하면 이들 한인입양아들도 조국과 미국의 미래를 걸머 쥘 우리들의 귀한 자식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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