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첫 모국을 방문한다는부푼 기대속에 한국입양아 5명이 한국어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생후 6개월에서 5살 때 외국 양부모에게 입양된 후 꿋꿋한 대학생으로 성장한 타마라 스탁맨(한국명:유옥란.여.29), 토마스 모레리(신정남.21), 칼리 카와사카(박현주.여.19), 제시카 로우(여.19), 김모(여.24)씨 등 한국입양아 5명은 올 여름학기 동안 한국을 방문해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자신을 낳아준 생모 또한 찾아 볼 생각으로 요즈음 잠을 설치고 있다.
아직 한번도 고국 땅을 밟아보지 못한 이들에게 한국은 더 이상 자신들을 저버리고 잊어버린 무정한 곳이 아닌 친부모, 친형제가 살고 있을지 모르는 희망의 땅, 그래서 꼭 한번 가보고 싶은‘그리운 나라’인 것이다.
타라마 외 입양아 5명은“우리가 입양됐기 때문에 한국을 싫어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자식이 부모곁을 오랫동안 떠났다 돌아온 뒤 못다한 효도를 하는 것처럼 우리들의 한국에 대한 사랑은 일반인보다 분명 더 크고 진할 것"이라고 말 했다.
하지만 입양된 사실을 알고나서 심한 정체성 혼란을 겪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 였다.
1979년 5세 때 친 여동생과 함께 하와이로 입양된 타마라 스탁맨은 한국에 대한 기억이 조금 남아 있었기 때문에 자신을 버린 생모와 또 멀리 외국으로 입양을 보낸 조국 한국에 대해 어렸을 때는 무척 부정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미워해도 한국은 내 고국이며 난 한국인이었어요”라며 그 뒤로 잃어버린 정체성을 찾고자 한국을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지금 그녀는 한국어를 주경야독으로 깨우치고 있는데 그 이유는 한국에서 혹시 만날지 모를 생모와 한국말로 대화하기 위해서란다.
“25년만에 만난 엄마에게 하고 푼 말이 많아요. 만약 서로 말이 안 통하면 얼마나 안타깝겠어요”하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타마라는 현재 한국의 입양단체와 연락하며 생모 찾기에 필사적이다. “올 여름에 꼭 엄마를 찾을 거여요”.그런가 하면 칼리 카와사카처럼 자신도 모르게 가슴에서 꿈틀거리는 조국애 때문에 한국에 관심이 깊어진 경우도 있다. 생후 6개월 때 일본인 가정에 입양된 칼리는 양부모가 입양된 사실을 말해주기 전까지 자신이 친딸임을 의심조차하지 않았다고. “일본인에서 한국인으로 바뀌는 순간이었죠. 하지만 친구들에게도 전 떳떳했어요”라며 지난 월드컵경기 때 한국축구팀이 선전하는 걸 보곤 자신도 모르게 흥분했다고 전했다. “속으로 중얼거렸어요. 필승! 코리아, 필승!코리아라고요
1살도 안돼 하와이로 입양된 김모(24.여)씨는 시부모님이 원치 않아 이름을 밝히는 것을 꺼려했다. 한인2세와 결혼한 김씨는 요즘 시부모로부터 한국의 풍습과 예절을 배우느라 여념이 없다. 이제야 비로서 한국사람이 된 것 같다는 그녀는 “시어머님의 사랑을 느낄 때마다 얼굴도 모르는 생모가 자꾸 떠올라요”라며 올 여름에 한국에 꼭 나가 엄마를 찾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털어놓았다.
토마스와 제시카는“한국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지만 사진과 책, TV안에 나타난 것이 전부”라며 “하와이에서는 아직 한국입양아들을 위해 작은 관심도 기울여 주지 않는 것 같아 하와이 한인입양아들의 한국과의 거리는 다른지역에 비해 더욱 더 먼 것으로 느껴진다"고 말 했다.
어쩔 수 없이 한국을 떠나게 됐던 한국입양아 5명은 이제 성인이 된 후 스스로 모국 땅을 다시 찾아 떠난다. 타마라 외 한국입양아 5명은 이제 가여운 입양아가 아닌 한국인1.5로서 한인동포 한가족으로 봐달라고 호소한다. 한국을 떠나온 이민자들이 한국을 모국으로 생각하듯이 한국에서 입양되어 이곳에 정착한 우리 입양아들도 결국 한국의 자랑스러운 아들,딸들이라는 사실을 이민100주년을 맞는 하와이 한인사회가 새롭게 인식할 때이다.
<김현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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