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원 박사의 경제 칼럼
‘사막의 폭풍’ 작전의 목표는 쿠웨이트를 이라크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담 후세인을 아주 제거하려는 의도를 미국이 갖고 있다. 거기에는 도시전과 이라크에 의한 대량 학살무기 사용 가능성이 수반된다. 걸프전과는 달리 이번 전쟁은 장기화될 수 있고 큰 인명피해를 동반할 수 있다. 전비도 610억달러가 든 걸프전보다 훨씬 많이 들 것으로 보인다. 오래 끌 경우 이번 전쟁은 최고 6,500억달러까지 들 수 있다. 점령지역에 민주주의를 확립하기 위해 미군이 장기 주둔할 때에는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로 인해 연방 예산적자폭이 커지고 이자율 상승이 올 수 있다.
1991년 걸프전이 끝난 뒤 세계는 정상 상태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번 전쟁은 상당 기간 동안 계속될 수 있다. 다른 나라들로부터의 지원이 최소화되면서 총을 쏘는 전쟁이 끝난 후에도 국내와 해외에서 테러가 발발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설사 전쟁이 신속히 끝난다 할지라도 북한 핵문제가 지정학적 긴장에 불을 지필 전망이다. 김정일은 미국의 신경이 온통 이라크에 쏠려 있는 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어 한반도의 긴장이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걸프전 때 유가는 크게 치솟았다가 재빨리 떨어졌다. 하지만 이번 전쟁 후에는 테러의 위협이 고유가를 지속시킬 우려가 있다. 91년 유가는 오늘날의 가치로 환산할 때 배럴당 25달러에서 47달러로 급등한 바 있다. 비축량은 또 하나의 걱정거리. 세계 원유 비축량은 걸프전 때 보통 이상이었던 것과는 반대로 현재는 보통 이하다.
전쟁과 채권 수익률
걸프전 동안 고유가에서 발원한 인플레이션이 주된 우려였다. 유가와 채권 수익률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지금은 질을 추구하는 투자가의 심리에 따라 유가와 수익률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새 전쟁이 시작되면 안전한 투자수단인 채권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결국 수익률은 내려갈 것이다. 전쟁 상황이 미국에 유리하게 전개되면 투자자들은 경제적, 재정적 상태에 눈을 돌릴 것이고 수익률이 올라갈 것이다. 단기전의 결과 미 경제의 회복세가 완연해지면 수익률 상승세는 더욱 확연해지게 된다. 이 경우 사채가 국채보다 훨씬 매력적인 투자가 될 것이다.
반면 장기전이 펼쳐지거나 북한 문제에 따른 긴장이 투자자들을 국채로 몰리게 할 때는 사채보다는 국채의 랠리가 기대된다. 전쟁이 미국에 유리하게 진행되지 않을 때는 사채와 국채간의 수익 차는 더욱 커질 것이다.
주식시장, 전쟁의 승자와 패자
고유가를 촉발한 걸프전 때는 주식 시장과 주가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유가가 급락하는 속전속결 상황에서는 다우 지수는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기업수익 향상이 기대되면서 수백 포인트 점프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번 전쟁은 복잡한 요소를 지니고 있어 걸프전처럼 깨끗하게 끝나지 않을 수 있다. 때문에 고유가가 오래 갈 수 있고 증시는 무기력 상태에 빠질 염려가 있다. 전쟁 후에는 소비자들이 낮은 유가의 혜택을 보면서 구매력이 커지고 신뢰지수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 관련 주식이 비즈니스 관련 주식보다, 텔리컴 주와 테크 주가 오일 주나 유틸리티 주보다 잘 나가게 될 것이다.
<웰스파고 은행 수석 경제학자> www.drsoh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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