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전쟁 그린 대서사극
남북전쟁을 시대배경으로 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가장 좋아하는 남부인 테드 터너가 제작한 남북전쟁 이야기. 1993년에 역시 터너가 만든 ‘게티스버그’의 전편인데 영화에서 터너가 남군 장교로 잠깐 나온다.
3시간50분(중간 휴게시간이 있다)짜리 영화로 남북전쟁사를 공부하는 느낌. 수많은 배우와 엑스트라가 동원된 매우 진지한 서사극으로 볼만은 하지만 말이 많고 진행 속도가 머무적거리는 데다 극적 액센트가 부족해 무덤덤하다. 그리고 PG-13 등급을 받아내기 위해 전쟁의 살육 행위를 피 없이 묘사, 격렬감이 부족하다. 전쟁에 참가한 사람들의 용기와 명예와 의무를 얘기한 영화이지만 사실 그 보다는 전쟁의 공포와 무모함을 강조한 작품. 요즘 시의에 어울리는 영화다.
1861년 버지니아가 링컨에 대항키로 결정하면서부터 게티스버그 전투 직전인 1883년까지 남북군 양쪽 영웅들(고급 장교들)의 면모와 전투 그리고 그들의 가정 얘기를 그렸다. 하나같이 수염을 기른 장교들은 모두가 독실한 기독교인들로 수없이 ‘신의 뜻’을 강조하며 서로들 신이 자기편이라고 믿는데 그것이 마치 희랍 신화 일리아드의 장군들의 전쟁을 연상시킨다.
미 독립전쟁과 남북전쟁 영화를 볼 때마다 의아한 것은 군인들의 전투형태. 쌍방의 군인들이 총을 들고 일렬횡대로 마주보고 서서 진군하거나 방어하는 적을 향해 한 쪽이 쏟아지는 포탄과 총알을 맞으면서도 행군하는 모습이 마치 꿩이나 오리 사냥하는 것 같다.
중심인물은 남부군 총사령관 로버트 E. 리(로버트 두발)의 오른팔인 신심이 돈독한 명장 스톤월 잭슨(스티븐 랭이 무겁게 호연한다). 북군측에서는 메인주의 대학 교수로 참전해 명지휘관이 된 조슈아 체임벌린 중령(제프 데이니얼스)이 부각된다. 이들은 신을 찾고 철학적 의미를 지닌 말을 하면서 이 전쟁을 마치 하나의 성전처럼 여기는데 전투의 하일라이트는 버지니아의 프레데릭스버그 전투. 매우 길게 묘사된다.
이어 잭슨은 챈슬러스빌에 주둔한 북군을 기습, 승전하나 부상을 입고 폐렴으로 사망한다. 이 전투 몇 주 후 리 장군은 북쪽으로 진군, 게티스버그에 도착한다.
로널드 맥스웰 감독.
WB.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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