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 성공신화 소멸
’묻지마’ 투자덕에 회귀율 급등어려웠던 시절 미국으로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중국의 두뇌들이 되돌아오고 있다.
불황으로 미국의 벤처 열기가 식은 뒤 불고 있는 중국 벤처 열풍을 타면서 진행되는 ‘두뇌 회귀’는 중국 경제 성장의 또 다른 축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중국 상하이에는 현재 미국 등에서 경제학, 생물학, 전자공학 등을 공부했던 고급인력 3만 명이 돌아와 벤처 업계에서 일하고 있다.
잉 루오(37)씨는 그 중 한 사람이다. 1987년 미국으로 건너가 게놈 연구로 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10년간 실리콘 밸리 벤처 기업에서 연봉 10만 달러를 받았지만 미련 없이 상하이에 벤처 기업을 세웠다.
그는 월 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애국심 때문에 돌아온 것이 아니다. 단지 사업 때문에 돌아왔다”고 밝혔다. 그의 창업 과정은 중국의 ‘묻지마’ 벤처 열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2000년 7월 그는 중국 정부가 개최한 해외 게놈 연구 과학자 초청 모임에 나갔다가 중국인 투자자로부터 “당신 회사에 매년 1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놀라운 제의를 받는다. “
나는 아직 회사가 없는데다 게놈 사업은 매우 복잡한 작업”이라고 사양하자 투자자는 “나는 그런 것을 알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1년 뒤 중국 당국은 그에게 중국에 회사를 설립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이를 수락하자 항공권과 함께 호텔 비용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창업 비용 3,400만 달러를 펀딩해 주었다.
고급 인력의 회귀에는 실리콘 밸리의 쇠락이 크게 작용했다. 루오는 “실리콘 밸리에서 갑부가 되기에는 이제 늦었다”며 “중국인인 내가 실리콘 밸리 기업에서 승진하기도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벤처 붐은 이제 시작된 마당이다. 중국은 생명과학과 닷컴 기업 육성을 위해 매년 4억 달러 정도를 창업 지원 자금으로 뿌리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에는 4,000여 개의 벤처기업이 우후죽순처럼 자라나고 있다.
중국의 두뇌들이 모두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79년 중국의 개방이 시작된 뒤 해외로 빠져나간 고급 인력은 58만 명에 달한다. 이중 15만 명 정도만이 돌아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두뇌회귀율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2000년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두뇌가 9,000명에 불과했으나 2001년에는 1만8,000명을 넘어섰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중국이 자본가 계급을 사회 발전의 한 축으로 인정하는 등 정치적으로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것도 두뇌 유입을 촉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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