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상 턴 코리 3인조 앞에 함정이…
쿨하고 쿨한 프랑스 느와르다. 운명에 시달리는 갱스터들을 사랑하는 프랑스 갱영화의 대가 장-피에르 멜빌(‘도박사 밥’ ‘사무라이’)의 1970년 작으로 미국에서는 최초로 원본 그대로(140분)의 필름에 새 자막으로 상영된다.
레인코트에 넥타이를 맨 정장 그리고 중절모를 쓴 채 입술에 담배를 문 과묵하고 무표정한 갱스터들은 마치 실존철학 속의 인문들처럼 세상에 지친 고뇌하는 반영웅들이다.
이들은 탐욕 때문이라기보다 범죄자들의 명예와 직업의식 때문에 범죄를 저지르는데 모두가 우수에 잠긴 로맨티시스트들. 범죄를 운명과 천직으로 삼는 이들이 배신과 음모에 휘말려 파멸의 길을 가는 모습에서 짙은 비애감이 흐른다. 서정시적 스타일을 지닌 무드 가득한 스릴러인데 고상하고 우아하다.
운명에 의해 맺어지는 다섯 사나이의 이야기다. 마르세유 교도소에서 막 출감한 가느다란 콧수염을 한 아름답고 냉철한 코리(알랑 등롱)와 들롱의 차 트렁크에 숨어든 경찰의 호송 중 탈출한 범죄자 보젤(지안 마리아 볼론테-’황야의 무법자’의 악인) 그리고 이들의 범죄에 합류하는 전직 형사로 일류 사격수인 알콜 중독자 장상(이브 몽탕)이 파리의 보석상 싹쓸이를 계획한다.
이들 뒤를 쫓는 것이 호송 중 보텔을 놓친 파리 경시청 형사 반장 마테이(앙드레 부르빌). 여기에 범죄자로 나이트 클럽 주인인 상티(프랑솨 페리에)가 개입한다.
코리의 3인조가 가면을 쓴 채 심야에 보석진열장 속의 보석을 몽땅 터는 장면이 장시간 침묵 속에 계속되는데(프랑스 갱영화 ‘리피피’를 연상시킨다) 정말 멋있고 서스펜스 가득한 털이 장면이다.
그러나 모든 프랑스 갱스터 영화들처럼 이 영화도 도덕과 죄의식이 범죄자들을 처벌하면서 코리 일행은 코리를 제거하려는 왕년의 동료 리코가 파놓은 함정 속으로 빠져든다.
인간은 모두 유죄라는 죄의식에 사로잡힌 작품인데 완전히 사나이들의 영화로 호모에로틱한 기분마저 느껴진다.
프랑스 최고의 배우들인 고 이브 몽탕과 알랑 들롱의 영적인 연기가 숨막히도록 압도적이며 착 가라앉은 색깔과 무드 풍기는 촬영도 뛰어나다. 이렇게 쿨한 갱스터 영화는 다시 찾아 볼 수 없을 것이다.
Rialto. 27일까지 뉴아트(310-478-6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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