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TV통해 얼굴·음성 공개
미군도 손묶고 총구겨냥 비난
‘선전전 도구’ 제네바협정 위반 이라크에서 지상전이 개시된 지 일주일이 지나면서 양측의 전쟁포로 취급을 둘러싼 논란과 시비가 가열되고 있다.
26일 현재 미 국방부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라크에 잡혀 있는 미군은 7명이며 공식 실종자도 7명에 달하고 있다. 한편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미·영 연합군이 수용하고 있는 이라크군 전쟁포로가 이미 3,500명을 넘어섰으며 이라크군에서 이탈한 병사들도 수천을 헤아린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라크군에 잡힌 미·영 연합군 포로들이 연일 아랍방송 화면에 등장하고 미국의 언론매체들도 미군 포로와 이라크 포로들의 모습을 여과 없이 TV 화면과 신문지상에 보여주기 시작하면서 불거지기 시작, 국제 적십자사가 양측에 전쟁포로의 인권을 존중해 줄 것을 경고하기에 이르렀다.
부시 행정부는 미군 전사자 시신과 포로 5명의 모습이 아랍방송 알-자지라 TV로 방영된 직후인 지난 23일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보호를 규정하고 있는 제네바 협약을 이라크 정부가 위반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하는 한편 미국과 타국의 언론매체들에도 전쟁포로들의 신원이 드러나는 화면이나 음성을 사용치 말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일부 매체에서는 이라크인 포로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하는 방법 등을 동원하고 있지만 많은 미국 언론들이 이라크측에 생포된 아파치 헬기 조종사 2명의 얼굴을 아랍 TV에 나온 모습을 받아 내보냈고 또 이라크 남부지역에서 연합군 임시 시설들에 수용된 이라크 포로들의 얼굴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사진들을 실어오고 있다.
전쟁포로의 모습을 언론매체에 내보내는 것이 단순히 이들 방송매체의 전황 보도 차원에서 불가피한 것이냐 아니면 포로를 선전전의 도구로 이용하는 것이냐 하는 것도 논란거리다. 미군에 잡힌 이라크 병사가 손이 뒤로 묶인 모습이나 총구가 겨눠진 채 물을 받아먹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미국 내 여러 신문을 장식하기도 했는데 이같은 경우도 제네바 협정 위반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
한편 영국 BBC는 26일 이러한 포로취급 논란에 대해 쿠바 미군기지에 수용된 탈레반과 알카에다 가담 용의자들에 대해 전쟁포로 대우 거부하고 있는 미국 정부가 이번 이라크전에서 미군 포로 취급을 문제삼는 것은 이중 잣대를 들이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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