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 기온이 25도이상 차이나는 일교차에 언제 닥칠지 모를 모래폭풍, 설상가상으로 이름모를 해충까지" 바그다드 남쪽 전선에 배치된 미군 병력이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날씨는 이미 예상했던 악조건이지만 이 곳에서는 더위보다는 오히려 추위가 문제다. 이라크 중부사막의 낮 기온은 31일(현지시간) 낮 섭씨 27-28도 정도까지 올라갔다. 수온주만 보면 견딜만한 온도지만 문제는 이들의 복장이다. 내부에 까만 비닐코팅이 두텁게 돼있는 화생방복을 입고 있기 때문에 통풍이라고 전혀 되지 않는다.
한 낮에 참호를 파고 있던 일부 병사들은 비오듯 땀을 흘리며 거의 탈진한 모습이다. 하지만 더운 건 그런데로 참을만 하다는 게 이 곳 병사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이 곳에 오기 전 4월이면 이라크 사막의 낮 기온이 섭씨 40도 이상 올라가 최대의 적이 될 것이라는 경고를 본국 부대나 언론을 통해 수도 없이 들어 어느 정도 면역이 된 때문이기도 하다.
밤이 되면 상황이 바뀐다. 뙤약볕이 사라지고 나면 마치 초겨울 바람같은 칼바람이 몰아친다. 101공중강습사단 병력이 배치된 안 나자프 인근 베이스 캠프에는 작전회의용 막사외에 별도의 바람막이가 없기 때문에 병사들은 찬바람을 그대로 안고밤을 보낸다. 기자와 같이 생활하고 있는 병사들 중 잔기침을 하지 않는 이는 거의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대부분 기침이 만성이 된 것 같다.
모래바람은 쿠웨이트 북부사막보다 덜한 편이지만 문제는 작전이나 이동 도중심한 바람이 일 경우 길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점이 걱정거리다. 앞서 들어온 다른 병력이 모래폭풍 속에서 길을 잃어 이라크 군의 기습을 받은 사건 이후 모래바람은 작전의 최대 복병으로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또 한가지 적은 해충. 사막에 무슨 생물이 있느냐 싶겠지만 이라크 중부 사막은쿠웨이트와 달리 듣도 보도 못한 작은 파리떼와 각종 벌레들이 득실거린다. 이 곳병력은 위생관리 차원에서 먹고 버린 군용식량(MRE) 봉지와 물통 등 쓰레기를 매일소각한다. 캠프 곳곳에서는 알루미늄 포장지와 플라스틱 병이 탄 뒤 나오는 매캐한연기가 곳곳에서 올라온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을 경우에는 해충 때문에 자칫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게 부대 메딕의 설명이다.
불과 몇 십km 앞에 적을 두고 있는 전방 미군병력은 이래저래 뜻하지 않은 세가지 적과 또다른 전투를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AP.연합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