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의 박찬호(29)가 시즌 최고의 호투에도 불구, 종반 불펜이 무너지는 바람에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하지만 박찬호는 모처럼 몸값에 걸 맞는 빼어난 투구를 보여 팀과 팬들에게 올 시즌 에이스로 부활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줬다.
16일 텍사스 알링턴 볼팍에서 벌어진 애나하임 에인절스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박찬호는 6회까지 에인절스 타선을 5안타 1포볼 2실점으로 묶는 시즌 최고의 안정된 투구를 보이며 4-2로 앞서갔다. 삼진은 2개. 레인저스 타선은 박찬호가 마운드에서 내려간 7회말 칼 에버렛과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랑데부홈런으로 2점을 보태 6-2로 달아났고 박찬호의 승리는 굳어진 듯 했다.
하지만 손안에 들어온 듯했던 승리는 8회초 심판의 석연치 못한 판정과 결정적인 수비실책이 겹치면서 불펜 붕괴로 이어져 순식간에 물거품이 됐다. 에인절스는 8회초 대거 7점을 뽑아내 9-6으로 뒤집기에 성공한 뒤 결국 9-8로 승리했는데 불펜이 내준 7점 가운데 4점이 비자책점. 박찬호로선 날아간 승리가 아쉽고 억울하기 짝이 없었다. 박찬호의 방어율은 9.28에서 7.02로 내려갔다.
지난 11일 시애틀 매리너스 원정경기에서 비록 시즌 첫 승을 챙겼으나 4사구 8개를 남발하는 등 팀의 신뢰를 얻기에는 미흡했던 부진한 투구내용을 보였던 박찬호는 이날 한결 예리해진 투구내용으로 재기 가능성을 보였다. 6회까지 투구수가 73개에 불과했고 포볼은 단 1개. 또한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3개의 병살타를 이끌어내는 등 위기관리 능력도 뛰어났다. 여전히 직구 최고시속은 90마일을 넘지 못했으나 스트라익존 코너를 찌르는 제구력이 뒷받침되자 직구의 위력도 충분했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박찬호는 2회 선두 개럿 앤더슨에 우월 2루타, 브래드 풀머에 중전안타에 이어 스캇 스피지오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줬으나 다음타자 에릭 오웬스를 숏 플라이 병살타로 처리, 위기를 넘겼다. 박찬호는 레인저스가 3회말 에버렛과 라파엘 팔메로의 적시타로 3점을 뽑아내 경기를 뒤집은 뒤 4회 포볼과 연속안타로 1실점, 2-3으로 쫓겼으나 다음 2이닝을 내야안타 1개만을 내줬을 뿐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4회말 마크 터셰라의 솔로홈런으로 4-2로 달아난 레인저스는 7회 2점을 보태 6-2로 앞서갔으나 8회초 2루심의 석연치 못한 판정과 2사후 2루수 마이클 영의 결정적인 에러로 인해 역전을 허용, 박찬호의 승리가 날아갔고 9회말 로드리게스가 이날 2번째인 투런홈런에도 불구, 더 이상 추격하지 못하고 8-9로 주저앉아 2연승의 상승세도 꺾이고 말았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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