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 한인묘사 편견 여전
할리우드 영화에 나타난 한인들의 모습은 서양인들의 편견 때문에 여전히 부정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에 한국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70년대 까지 한국은 전쟁의 땅으로, 주로 여주인공의 슬픔을 극대화하는 장치로 이용됐다. 대표적인 예가 55년 작품인 ‘모정’. 이 작품에서 한국인은 한 명도 등장하지 않지만, 한국은 주인공이 종군 기자로 갔다가 숨지는 죽음과 이별의 장소로 나온다.
72년부터 83년까지 방영된 TV 시리즈 ‘매쉬’는 한국전 때 한국 주둔 야전병원을 무대로 했다. 한국 술집 여종업원이 기모노를 입고, 행인들이 베트남식 원뿔 모자를 쓰는 등 엉터리 고증으로 가득 찼지만 에미상까지 탔다.
80년대 이후 한국인은 돈만 아는 독종들로 그려지고 있다. “째진 눈(한국인)들이 뉴욕의 과일, 야채 상점을 다 차지했어! 88 서울 올림픽, 한국 킥복싱 엿먹어라”(89년ㆍ‘똑바로 살아라’), “한국전 때 도와줬건만, 배은망덕한 놈들.
영어도 못하면서 돈만 밝히는 주제에”(93년ㆍ‘폴링 다운’), “저들은 한국인이다. 조국이 어려워도 잠도 안자고 24시간 일만 하지.”(98년ㆍ‘택시’) 등의 대사는 미국인이 한인을 어떻게 보는 지 보여주는 예다.
이 외에도 ‘아웃 브레이크’(95년)에선 치명적 바이러스를 미국으로 옮기는 죽음의 화물선이 한국 선적의 태극호이고, ‘스피어’(98년)에서는 ‘메이드 인 코리아’가 싸구려 물건을 대표하는 말로 나온다.
최근 ‘007 어나더 데이’는 한반도 관련 묘사가 왜곡됐다는 논란 속에 한국에서 대대적인 영화 안보기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찬일씨는 “영화는 한 나라의 사람과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중요한 통로이고 영화를 통해 한 번 고정된 이미지는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할리우드의 편견을 깨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시카고=최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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