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한인이민100주년을 기념해 지난 1월 와이키키 쉘에서 개최되었던 KBS 열린음악회 녹화방송이 지난 주말 하와이에서 KBFD-TV를 통해 방영되었다.
당시 행사장을 찾지 못했던 한인들이나 막상 참여 했었던 한인들도 이 프로그램을 지켜 보며 지난 1월13일을 전후해 하와이 전역에서 펼쳐진 이민100주년기념일을 축하하는 각종 행사들로 들떠 있었던 한인사회 잔치 분위기와 감동의 순간을 다시한번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을 것이다. 텔레비젼 속에 비추어진 이민100년을 주도하고 있는 하와이 한인사회 모습은 땀과 희생으로 얼룩진 이민선조들의 발자취와 오늘을 살고있는 우리들의 모습이 어우러진 그야말로 미국땅 하와이에 새로운 한민족 건국의 역사를 일구어 낸 자랑스럽고 모범적인 ‘대-한민국’ 국민이 살고있는 지상낙원 그 자체였다.
그러나 다음날 일요일자 한인 커뮤니티 신문을 펼쳐든 한인들은 잠시동안의 착각에서 깨어나 냉정한 현실을 직시했을 것이다.
한인회정상화추진위는 지난 2일 한인회 정상화를 위해 14대 한인회이후 한인회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는 관계자들과 두차례의 대화를 시도했다 보기좋게 거절당하고 이제 "한인회 정상화를 위해 동포들과 직접 대화의 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몇 년사이 편의와 방관주의로 팽배한 한인사회의 현실을 익히 잘 알고 있는 한인들은 정상화추진위의 이같은 목소리가 웬지 버겁게 들릴 것이다.
오늘날의 한인회 사태는 원칙을 따지기 보다는 편의와 방관주의로 일관하며 지금 이 시간 하와이에서 살고있는 우리 모두가 공범이 되어 만들어 낸 ‘아픈 현실’이다.
여기서 편의주의자란 명문화 된 규칙과 규약을 지키기 보다는 현실적 여건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적당히 단체나 조직이 돌아가게 만들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로 그들은 자신들이 만든 밀실 공간에서 나름대로의 논리를 내세워 일을 추진한다. 그러나 이들의 커뮤니티 관심은 커뮤니티에 부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때가 더 많다.
반면 방관주의자들은 한인커뮤니티 대소사에 직접 ‘접속’하려 하기보다는 ‘조소’와 ‘무관심’ 으로 일관하며 자신을 ‘백로’로, 커뮤니티에 관여하는 다른 사람들은 ‘까마귀’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이런 커뮤니티 방관주의자들도 정작 어떤 큰 행사(예를들어 한국 대통령이 방문해 동포초청 만찬이라도 베푼다면)나 그들의 자식들 일과 관련해 커뮤니티 단체의 힘을 빌려야 할때는 기꺼이 ‘까마귀 노는 곳’에 참여하려 할 것이다. 그러면 ‘나는 과연 어느 부류인가’ 잠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 보자.
2003년 미주한인 이민100주년을 주도해 온 하와이 한인사회는 이제 앞으로 100년을 준비하는 작업에 착수하고 또 다시 미주한인사회 이민역사를 주도해 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1세 커뮤니티의 창구역할을 해야 할 조직이 제대로 서지 못하고서는 이민100주년기념사업을 통해 주류사회와 한국정부등 곳곳에서 우리가 일구어 논 정치, 문화, 경제분야의 무형, 유형의 결실을 제대로 가두어 들일 수 없을 것이다.
열린음악회를 통해 비추어진 이상적인 하와이 한인사회는 만들 수 없다 하더라도 부족한 사람들이 함께 참여해 원칙을 준수하며 우리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온전한 모습의 조직을 만들어가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은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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