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동성애자들이 많이 사는 웨스트 할리웃 밤거리에서 야구방망이와 쇠파이프로 집단폭행 당했던 배우 트레브 브라우디(34·사진) 케이스는 그가 동성애자를 향한 혐오감의 타겟이 됐다는 사실 때문에 전국적 뉴스가 됐다.
그의 회복을 바라는 촛불기도회가 연이어 열렸고 전국에서 위로카드가 쏟아졌으며 특히 게이 커뮤니티에서는 그를 ‘이 시대의 영웅’이라고도 추켜 올렸다.
빛나는 청춘의 절정기에 있던 깊고 푸른 눈동자의 미남 브라우디는 뇌의 많은 부분을 떼내는 등 여러 번에 걸친 대수술과 기계에 매달렸던 식물인간상태 등을 거쳐 이제는 자신이 살던 웨스트할리웃의 조그만 아파트로 되돌아 왔다. 그러나 결코 이전의 그의 삶으로는 되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 그의 현실이다.
말발굽 모양의 깊은 머리 흉터를 야구모자로 덮어쓰면 겉으로는 정상인처럼 보인다. 허지만 그는 양 눈의 시력을 거의 잃어 법정 맹인이 됐다. 한때는 유창한 대사를 외우는 배우였으며 대학 졸업자인 그가 이제는 한 개 단어나 한 문장을 말하기도 더듬거린다.
촌각을 다투던 그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의사들은 뇌의 죽은 세포를 떼어내는 수술을 감행했는데 수술 당시 건강한 뇌세포까지 많이 잘라낼 수밖에 없어 그는 시력이나 언어 능력을 대거 상실하게 된 것이다. 이번 재난과 육체장애가 일시적인 것으로 믿던 그도 "양 눈의 시력상실은 영구적이어서 회복되지 못한다"는 냉정한 선고에 그만 목을 놓아 울었다.
정신력 강한 그는 현실을 수용하려 애쓴다. 그러다가도 또 다른 테러공포에 시달리기도 하고 깊은 절망의 바닥에서 허우적대기도 한다.
"도대체 난 어떻게 삶의 궤도를 수정해가야 하나요"가 그의 최근의 화두다.
브라우디가 야밤 테러를 당한 이유로는 동성애인인 테디 울레트와 헤어지면서 거리에서 굿나잇 포옹을 했던 것이 전부다.
사건 용의자로 이번 달부터 재판을 받게 된 3명은 모두 혐의를 부정하고 있고 검찰은 혐오범죄라는 증거를 잡지 못해 그들을 강도미수 혐의로 기소해 놓았지만 이 사건이 강도 따위가 아님은 누구나 안다.
병원 퇴원 후 그는 육체적 장애 외에 또 다른 괴로움에 직면했다. 단 한명의 동성 애인을 두고 극히 개인적 삶을 살던 그가 사건 이후 마치 ‘게이 커뮤니티의 대표적 동성애자’처럼 됐고 따라서 언론과 주변의 색다른 시선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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