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와이의 13세 한인소녀가 동계올림픽 대표선수를 양성하는 미국 주니어(Junior) ‘루지’팀에 속해 한인사회는 물론 주류사회에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동계올림픽 정식종목 중 하나인 루지는 1인승 썰매에 드러누워 무서운 속도로 얼음트랙을 미끄러져 내려오는 경기.
화제의 주인공은 니우벨리(Niu Valley) 중학교에 재학중인 곽한나양(13·사진 오른쪽 영어명: 레이쉘 곽). 앞으로 3년간 훈련을 받은 뒤 빠르면 오는 2006년이나 2010년 동계올림픽에 미국 대표선수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로컬 주요 신문도 연일 ‘하와이 10대 소녀 미국 올림픽대표선수 가능’이란 제목으로 대서특필하고 있다.
한나양이 루지와 인연을 맺은 건 지난해 9월. 하와이 역사상 처음으로 코코헤드 공원에서 열린‘루지 슬라이더 경영대회’에 인터넷을 보고 남동생(10)과 함께 참가한 것이 계기가 됐다. 난생 처음 타보는 루지인데도 10분 훈련 받고 곧 잘 탔다는 한나. 당시 별다른 흥미를 못 느꼈던 한나는 그러나 한달 뒤 뜻밖에 1차 합격통지를 받았다. 2차 훈련을 위해 한나 가족은 눈도 구경할 겸 온 가족이 뉴욕의 레이크 플레이시드로 떠났다. 한나의 타고난 재능은 10일간의 2차 훈련에서 밝혀졌다고 한다. 코치들도 한나의 뛰어난 루지실력에 모두 놀랄 정도라고. 곽양은 이때부터 루지에 큰 흥미를 갖기 시작했고 2차 합격통지서를 받고서는 빨리 다시 루지트랙으로 달려가고 싶어 했다고 한다. 2월말 올림픽선수촌에서 열린 3차 훈련을 마치고 마침내 4월말 최종 합격통지가 날아왔다.
어머니 곽미숙씨는 합격통지서를 받는 순간 ‘기쁨 반, 걱정 반’이었다고 전했다. 딸이 스포츠 선수가 되리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도 못했다는 곽씨는 한나가 훈련 도중 내 앞을 휙~하고 썰매를 타고 지나갈 때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 듯 조마조마 했다고. 한나는 최종합격통지서를 받고서도 한동안 결정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학교에서 평점 4.0만점을 받고 학생회장을 할 정도로 공부를 잘한 한나는 훈련 때문에 수업을 빠지는 것이 싫었기 때문. 어렵게 결정을 내린 한나는 “하와이에서 태어난 한국인으로서 미국대표선수로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다면 두 나라를 위해 자랑스러운 일인 듯 싶어 결정 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는 6월26일에 다시 훈련캠프로 떠나는 한나를 바라보는 곽씨는 요즘 걱정이 많다. 1년에 최소 6번 이상 동부의 캠프훈련장으로 가야하고 비싼 루지 장비 등은 자비로 구입해야 하는 등 경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 아버지 곽태경씨가 교수직 외에 다른 일을 하며 뛰고 있지만 한나를 뒷바라지 하기엔 역부족. 그래서 어머니도 얼마 전부터 집에서 ‘실크레이’를 만들어 팔고 있다. “꼭 올림픽대표선수가 되어 장학생으로 대학에 입학해 부모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는 한나양에게 든든한 스폰서가 하루 빨리 생기기를 기대해 본다.
<김현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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