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5월은 가정의 달이라는 구호아래 상점을 비롯한 도처에서 상혼이 난무한 달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정작 잊고 있었던 것은 지난 5월은 어린이 달이었다. 어린이 세상! 해마다 태평양 바다 건너 본국에서 들려오는 이 함성! 옛날같이 그 함성속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으로 살아온지27년!
올해 어린이 달을 맞아,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동안에 어린이를 재난에서 구해내는데 힘쓰겠다는 그의 다짐은 어린이들에게 안겨준 좋은 선물의 담화가 아닌가 싶다.
어린이의 재난! 이는 거의가 어른의 잘못으로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어른들이 어린이들의 본이 되는 자리에서 점차 멀어져 가고 있는 것 같다.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윌리암 워즈워드의 말처럼 어른들이 어린이들의 참된 마음을 본 받아야 할 때가 바로 이 시대가 아닌가 싶어진다.
오늘도 나는 8월초에 공연할 ‘콩쥐팥쥐’ 연습을 위해 연습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40명의 어린이들의 눈망울이 벌써 하와이 하늘로 날아가고 있다. 산호세와 몬트레이에 이은 하와이 공연! 이번에는 또 한번의 꿈의 무대가 상하 (常夏)의 섬 하와이에서 펼쳐진다는 설레임으로 가득차 있다.
아동극을 통한 나의 바람은 그들 어린이들의 소망보다 더 간절할지 모른다. 나는 연극을 통하여 그들에게 꿈과 추억을 심어주고, 그들은 이 할아버지에게 삶의 보람을 되돌려 준다. 그래서 나는 그저 그들이 고마울 뿐이다.
내가 이 바닥에서 어린이 연극을 시작한지10년! 길다면 길고, 나에게는 너무도 빨리 흘러 가버린 이 세월동안 한국과 일본 등 4번의 해외공연과 미주지역4개 도시에서7번의 공연을 치룬 셈이다. 그리고 이 여러번의 공연무대를 밟고 간 어린이가200명에 가깝다. 또한 콩쥐, 팥쥐, 팥쥐엄마, 왕자 그리고 왕 역의 얼굴이 바뀌기를4번이나 된다. 그 뿐인가 여섯살 때 참새역으로 출연했던 꼬마 소녀가 이번 연극에서 팥쥐엄마 역을 맡을 만큼 세월이 흐르고 있다.
콩쥐팥쥐에 출연했던 그들 중에 더러는 하바드나 버클리 같은 명문대학을 졸업하여 어엿한 모습으로 그것도 연극하던 어릴 적의 그 순진함을 잃지않고 내 앞에 나타날 때는 이 늙은 가슴에다 보람과 감동을 안겨준다. 이래서 지난10년 동안의 나의 고된 작업은 비단 화폭에 그려진 아름다운 그림같이 영롱한 색깔로 채워지는 느낌을 갖게한다. 한편 나는 나를 시냇가에 선 한 그루의 버드나무에 비유해 보기도 한다. 나를 스쳐간 그 많은 여울물들이 지금은 어느 한 바다로 흘러가 어떤 모습으로 너울치고 있을까? 나는 확신한다. 그들은 분명 착한 심성으로 살고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어쩌면 이번 민들레의 제8회 공연으로 콩쥐팥쥐 작품은 하와이 지역에서 마지막 공연이 될지 모른다. 다음 공연 작품은 내가 본국 ‘소년문학’ 6월호에 발표할 백조왕자 (3막)가 새로운 모습으로 무대에 올려질 것이다.
이러한 민들레의 앞으로의 변화와 더불어 이 계절의 꽃 소식같이 나에게 전해온 기쁜 소식이 있다. 그것은 Arizona Phoenix의 Korean Heritage News란 신문사가 아동극단 ‘엔젤스’를 조직하여 9월 공연을 목표로 내 작품 콩쥐팥쥐를 공연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피닉스에서 만들어 지는 엔젤스는 우리 민들레에게 이은 미주지역에서는 두번째의 어린이 극단이 되는 셈이다. 이러한 새로운 아동극 운동이 미 중부지역에서 꽃을 피우려 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지역의 또 다른 어린이들이 꿈을 품고 그리고 추억 만들기 일에 동참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LA나 뉴욕 그리고 시카고 지역으로 번졌으면 하는 것이 나의 간절한 바람이다.
우리 민들레의 하와이 공연이 하와이의 쌍무지개처럼 하와이 무대위에 영롱하게 뻗어지기를 바라면서 하늘을 쳐다본다. 거기에 팃끼없는 어린이들의 눈망울이 반짝이는 것 같다. 그리고 하와이의 아름다운 산과들을 생각한다. 거기에 만발한 이름모를 꽃들이 그저 아름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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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극단 민들레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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