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쥘리는 누구인가’라는 제목이 어울리는 짜릿하니 섹시하고 육감적인 미스터리 스릴러다. 프랑솨 오종감독(‘모래 밑으로’ ‘여덟 여자’)의 프랑스영화이나 대사는 영어. 태양과 물(직사각형에 갇힌)과 여체가 보는 사람의 감관과 심리를 칼처럼 파고드는 매우 감정적인 히치콕풍의 스릴러로 시간이 흐를 수록 얘기가 고약할 정도로 괴이하게 꼬여든다.
이 영화는 사실은 젊음과 노련의 대결, 살인, 어두운 비밀및 모녀관계 그리고 육체의 아름다움과 힘을 표면에 내세운 작가의 글쓰기에 관한 작품이다. 작가가 영감을 얻기 위해 현실과 환상을 마음대로 섞어 마침내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일종의 창작론이다.
영국의 중년 여류 미스터리작가 새라(샬롯 램플링- ‘모래 밑으로’)는 번잡한 런던을 떠나 조용한 분위기에서 글을 쓰기 위해 편집자 존(찰스 민스)의 권유에 따라 그가 소유한 프랑스 남부의 시골집을 찾아간다.
휴가철이 지난 시골에서 혼자 정적과 한적함을 즐기며 글을 쓰는 새라의 일상은 갑자기 들이닥친 존의 프랑스계 딸 쥘리(뤼디빈 사니에)에 의해 산산조각이 난다.
터질듯한 젊음과 육체를 지닌 쥘리는 밤마다 남자를 갈아가며 요란한 섹스를 하는 도전적이요 멋대로 사는 여자. 쥘리와 새라 간에 젊음대 저물어가는 성숙의 충돌이 있고 (감정적이자 두 여인 간의 팽팽한 살과 주름이 잡힌 살의 대결) 질투와 생명력과 생활스타일의 정면대결이 전투처럼 벌어진다. 그런데 감정을 억제하며 사는 새라는 점차 쥘리의 방종한 자연인 다운 삶에 매력을 느끼면서 그녀를 자기 글의 소재로 삼고 자신도 서서히 억제된 내면의 문을 열어 제친다.
여기에 쥘리의 어두운 과거(어머니에 대한 삶과 집착)가 드러나고 또 살인까지 저질러 지면서 두 여인의 갈등은 비등점을 향해 치솟는다. 자극적인 여인의 나체와 육체를 카메라가 가까이서 응시하고 핥듯이 탐닉하는데 이런 육적인 것이 이야기의 내적 본능을 강렬하게 뒷바쳐준다. 여자의 영화로 신체 건강한 젊은 카페주인과 풀청소부 노인같은 남자들은 장식적 역할.
마지막 충격적 반전이 경탄스럽고 영국의 베테런 배우 램플링의 무르 익은 연기가 일품이다. 사니에도 곧 빅스타가 될 연기와 태도를 보여준다. R. Focus. 리전트(310-208-3259), 선셋5(323-848-3500), 사우스코스트빌리지(800-FANDANGO#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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