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 한여인의 ‘기묘한 동거’
2차대전 포화속 꽃피운 인류애
종족과 언어와 국적을 초월한 인간애와 관용과 이해를 유머와 위트 그리고 페이소스를 고루 섞어 그린 소박하게 감동적인 러시아영화다.
요즘같은 충돌과 분란의 세상에 보내는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반전영화인데 인간미가 흙 냄새처럼 코를 찌른다. 토속적 풍취가 가득한데 ‘우리 서로 사랑합시다’라는 얘기를 황량한 자연을 배경으로 따뜻하고 친밀하며 또 꾸밈없이 이어나가 가슴 흐뭇하다.
1944년 가을. 2차대전이 막 끝나 갈 무렵. 스칸디나비아반도 최북부 래플랜드의 젊은 전쟁 미망인 아니(아니-크리스티나 유소)이 혼자 사는 순록 농장에 족쇄를 찬 젊은 핀랜드 군인 베이코(빌레 하파살로)와 중년의 러시아 장교 이반(빅토 바이츠코프)이 함께 신세를 지게 된다.
두 남자는 모두 평화주의자이지만 적인데 특히 이반이 독일군복을 입은 베이코를 증오의 눈길로 바라본다.
모양과 성격과 언어가 모두 다른 세 사람의 묘한 동거가 시작 되는데 이들은 제스처로 교통하면서 충돌의 관계에서 점차 서로들 마음의 문을 열고 수용의 관계를 맺어 간다. 관계의 중심은 건강하고 아름답고 또 삶의 경험과 예지가 있는 아나. 아나가 넘쳐 흐르는 사랑의 에너지를 베이코에게 쏟아 부으면서 이반의 질투를 산다. 그러나 아나는 공평하게 베이코에게도 자기의 애정과 몸을 제공, 3위1체의 평화를 유지하게끔 만든다.
이미 전쟁은 끝났건만 두 남자는 이걸 모른 채 아나를 위해 사우나를 짓고 사냥을 하고 버섯을 채취, 월동준비를 하면서 애정과 우정이 가득한 한적한 전원생활을 즐긴다.
그러나 마침내 떠나야할 시간이 다가오면서 베이코와 이반은 짐을 싸들고 아나의 배웅을 받으며 각기 고향으로 돌아간다. 이별은 슬프지만 아나가 인류평화에 기여한 공로가 가상하고 아름답기 짝이 없다.
담백하고 솔직하며 또 매우 우습고 정열적인 작품으로 알렉산더 로고즈킨 감독(각본겸)의 내세우지 않는 사랑과 인내의 메시지가 가슴을 울린다.
황량한 자연경치가 아름다운데 배우들의 민감하고 자상하고 섬세한 연기가 대단히 훌륭하다.
PG-13. Sony Pictures Classics. 파빌리언(310-475-0202), 타운센터5(818-981-9811), 플레이하우스7(626-844-6500), 유니버시티(800-FANDANGO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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