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로 결혼 26년을 맞는 소공동순두부의 이병국/성옥부부

“영화에서처럼 멋있게 살 줄 알고 왔는데 서로 얼굴도 못본채 일만 했어요”
순두부하면 떠오르는 가게가 바로 마칼로아 스트릿 타워레크드 건너편에 위치한 ‘소공동순두부’이다. 자그마한 식당이지만 손님이 늘 붐비는 곳으로 소문난 알짜배기 식당이다.
1999년부터 소공동순두부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결혼 26년차인 이병국(48) 이성옥(47)부부를 찾았다. 88년 가족초청으로 이민 온 김씨부부는 이민 온 바로 다음날부터 남편은 식당 주방장으로 12년을, 부인은 밤시간에 호텔에서 잡일로 8년 나머지는 웨이츄레스로 정말 일만 한 억척부부이다.
부인 이씨는 외동딸로 귀하게 자라 한국에서 전업주부로만 생활했기에 이민 온 처음 1년간은 너무 힘들어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뿐이었다고 한다.
부인 이씨가 지금의 식당에서 웨이츄레스로 일하다가 식당을 인수하자고 했을 때 남편은 심하게 반대를 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부터 호텔 주방장으로 일했던 터라 누구보다 식당업에 대해 잘 아는 남편과 남편의 주방솜씨를 빌리려는 아내의 힘겨루기에서 결국 남편이 지고 말았다. 현재 남편 이씨는 주방일보다는 배달과 식당 허드렛일을 맡아한다. 커다란 검정색 선글라스에 모페드를 타고 시내를 누비는 검게 그을린 그의 얼굴을 호놀룰루에 사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보았을 것이다. 이제 주인이니까 배달 그만하고 좀 쉬면서 하라는 주위의 권유와 핀잔도 있지만 남편 이씨는 아직도 멀었다며 일하는게 너무 즐겁고 좋단다. 소공동순두부식당은 일본 로컬인을 비롯한 로컬사람들이 전체손님의 60%을 넘고 있고 일본잡지에도 이미 여러 차례 소개됐다고 한다. 로컬사람들과 외국인들이 식당을 많이 찾자 남편 이씨는 음식사진을 직접 찍어 메뉴를 소개하다가 결국 인터넷 사이트(www.sogonghawaii.com)까지 만들었다고. 이병국씨는 “손님들한테 음식을 소개할때는 그림이 최고”라며 “로컬시장을 공략하고 싶은 식당은 외국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사진이 첨가된 메뉴판을 만드는게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씨부부는 “직업에 구애없이 열심히 일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어 좋고 남을 의식하지 않아도 괜찮아 이곳이 너무 좋다”며 하와이에서의 삶에 만족스러워 했다. 어릴때 이민 온 두 아들 모두 잘 자라준 것이 고맙다는 이씨부부는 큰 아들이 자신들의 권유대로 직업군인이 되어 스코필드에서 근무중인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소공동순두부식당을 하면서부터 서로 같이 얼굴 보면서 일하는 시간이 많아진 것이 좋다는 이씨부부는 요즈음 식당 확장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중이라고 밝혔다.
“손님들이 가정집 음식같다고 말하는 것을 들을 때가 제일 행복하다”는 이씨부부는 “성공했다고 자만하는 마음을 갖는 사람은 비즈니스에서 실패하고 만다”며 나름대로의 철학도 밝혔다. “조금 더 노력하여 가게가 어느정도 정착되면 한인 커뮤니티에 꼭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이씨부부의 소망이 꼭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라며 이날 인터뷰를 마감했다.
<정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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