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의 법정통역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어를 포함해 필리핀어, 베트남어, 스페인어, 일본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의 법정통역이 필요한데, 법정통역인의 수가 적고 보수도 낮아 수준높은 통역인을 구하기가 쉽지않은 것. 21일자 호놀룰루 애드버타이저는 법정 통역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1면 기사를 게재했다. 하와이에 거주하는 한 한인 가정폭력사건을 예로 든 이 기사에서는 법원이 피고인인 한 한인 남성에게 유죄를 선고했으나, 피고측 변호사는 "유죄를 선고 받은 한인 남성이 자신이 한국어로 진술한 증언내용과 법정통역인이 영어로 통역한 내용이 서로 다르다고 말했다"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하와이는 전체 인구의 26.6%가 가정에서 영어 이외의 언어로 소통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법정통역인의 역할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와이의 법원에서 한국어 통역이 필요했던 케이스는 2백92건으로 필리핀어의 5백89건에 이어서 두번째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주 법원은 2001-2002 회계연도에 2백28명의 법정통역이 가능한 통역인을 확보하고 있으나, 이들이 한국어를 포함한 30개의 언어를 법원이 요구하는 수준으로 통역하기에는 무리가 따르고 있다.
주 법원 판사들은 법정통역인들이 피고인의 의사를 제대로 전하지 못해 판결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이는 주로 법정통역인들의 능력 부족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들이 법정통역에 관한 연수를 받을 기회가 부족한 것이 더 큰 문제다.
법정통역인의 자질 문제는 법정통역에 따르는 보수가 낮은 것이 근본적인 문제로 보인다.
현재 하와이주 법정통역인들은 반나절이 걸리는 법정통역에 40달러에 불과한 보수를 받는 실정이다. 그 정도의 보수를 받고 통역 일을 오래 지속하는 통역인들은 많지 않다.
주 대법원은 자격증을 갖춘 법정통역인이 연방법원에서 반나절 통역을 해주면 1백78달러의 보수를 받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주 법원에서도 자격을 갖춘 통역인을 대상으로 보수를 조정하는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놀룰루 애드버타이저는 92년부터 지금까지 하와이 법정에서 한국어 법정통역을 해온 정 팟씨의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지못해 체포되는 한인들의 사례를 적지않게 보아왔으며, 보수보다는 불공정하게 대우 받는 한인들을 돕기 위해서 법정 통역을 하고 있다"는 말을 인용하기도 했지만, 팟씨처럼 보수보다 동족을 돕기 위해 일하는 법정통역인이 그리 흔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용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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