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오랫만에 느껴보는 잔치분위기였다.
문득 어릴적 시골 외가댁에서 보았던 마을잔치가 떠올랐다. 동네 한가운데 너른 마당에 멍석을 깔고 음식상을 줄지어 차려놓으면 마을주민이건 길가던 행인이건 관계없이 누구나 잔치에 끼어들어 그날 하루의 시름을 잊어버리고 시끌법적 하나가 되어 온 동네가 떠나갈 듯 즐기던 마을잔치.
마을잔치 같은 풍취는 아니지만 이번 15대 한인회 취임식은 축제분위기를 느끼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대성황이었다. 많은 참석인파에 주최측도 초청인사들도 내심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기색이 역역했고 행사도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이날 취임식의 압권은 문대양 주대법원장 주재의 신임회장단 선서식이었다. 상징적 의미이지만 주대법원장 앞에서 그것도 한국계 대법원장 앞에서 선서하는 모습이 왜 그리 인상적이던지.
괜스레 우쭐거려지는 어깨를 애써 내려놓으며 이런 모습을 보는 것이 그동안 왜 이리도 어려웠던지 잠시 자문해 보았다.
이번 취임식을 계기로 서성갑회장의 한인회는 대표성과 정통성을 인정받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역정보다는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일이 태산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무엇보다도 한인회가 우선적으로 해야할 일은 한인사회를 하나로 추스려야 하는 일이다.
소송으로 치닫고 있는 14대 이우홍한인회장의 관계정리도 그중 하나로 양측 모두가 승리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때다.
프랑스의 천재시인 랭보가 “상처 없는 영혼이 어디 있으랴”고 한탄했듯이 상처없는 과거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
문제는 그 상처를 어떻게 덧나지 않도록 쓰다듬어 발전의 거울로 닦아내느냐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서는 화해와 용서라는 커다란 용기가 수반되어야 한다.
진정한 화해없이 통합은 불가능하고 미래로의 진전은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한인회는 구체적이고 깨끗한 사업계획 청사진을 한인동포들에게 제시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신뢰받을 수 있는 이사진 구성 ▲한인록 단일화 문제▲각 한인단체와의 협력를 통한 한인커뮤니티의 위상 강화 ▲회계업무의 투명화 등 동포사회가 요구하는 무언의 바램과 압력을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그렇지않을 경우 한인회는 또다시 구태의 역사를 되풀이 하는 누를 범하게 될 것이다.
한편 15대 한인회 취임식을 계기로 하와이 동포사회도 한층 진일보된 성숙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양비론의 미몽에서 깨어나고 냉소주의의 그늘에서 탈피해 한인회가 진정한 한인동포들의 권익신장과 봉사단체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애정과 관심의 눈길을 떼지말고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잘했을 땐 아낌없는 칭찬을, 잘못했을 땐 매몰찬 비판을 쏟아부을 열정을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
위로부터의 변화와 아래로부터의 열망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하나의 공동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것 없다’라는 속담이 무색해지는 한인회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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