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쟁이 도둑과 재즈 가수의 ‘모로코 사랑’
‘남과 여’를 만든 프랑스의 클로드 를루슈 감독(각본 겸)의 또 다른 고독한 영혼들의 사랑 이야기인데 이번에는 옛 것과 달리 로맨틱하면서도 경쾌하고 코믹하다.
도둑과 재즈 가수라는 매력적 두 주인공이 과거에서 재생하기 위해 열사의 모래언덕을 타고 걸으면서 지나온 어둡고 슬픈 것을 모두 불태우고 사랑으로 새 삶을 노래 부르는 이야기가 지극히 로맨틱하다.
무궁무진한 상상력과 맵시 있고 예지로운 대사 그리고 음악과 노래가 가득한 서정적이면서 비감의 기운까지 머금은 두 남녀의 사랑의 로드무비인데 미스터리 스릴러의 터치마저 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치유한다는 사랑 지상론자들을 위한 한 장의 가슴 떨리는 우아하고 정열적인 러브레터로 영화에서 자주 인용되는 뮈세의 “인생은 깊은 잠 그리고 사랑은 그 잠 속의 꿈”이라는 말이 이 작품을 잘 대변하고 있다.
영국의 보석 전문 신사도둑 발렌틴(제레미 아이언스)은 속임수와 변장술로 보석을 털어 가는 멋쟁이. 그는 늘 범죄에서 손 씻을 날을 찾으며 산다. 그리고 훔친 물건들을 주인에게 되 돌려주는 것이 꿈. 프랑스의 클럽재즈 가수로 감각적 음성을 지닌 아름다운 제인(패트리샤 카스-국제적 재즈 가수로 이 영화가 데뷔작)은 실연의 상처를 앓고 있는 여자.
둘은 뜨거운 나라 모로코에서 운명에 의해 만나면서 서로를 통해 과거를 시간 속에 묻고 새 삶과 새 사랑을 발견케 된다. 프랑스서 요트항해를 떠난 발렌틴이 모로코에 표류하면서 이곳 호텔서 노래 부르는 제인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둘은 모두 갑자기 기억상실증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발렌틴은 자기가 훔친 보석은 물론이요 범행 자체마저 잊어버리고 제인은 노래 도중 가사를 잊어버린다. 그런데 발렌틴과 제인은 병원 대신 몸과 마음의 모든 병을 치유해 준다는 전설적인 치유자의 무덤을 향해 뜨거운 태양열을 받으며 재생을 위한 치유와 모험의 길을 떠난다.
상상과 꿈과 과거와 현재가 자유자재로 공존하는데 ‘남과 여’의 음악을 비롯해 우리 귀에 익은 샹송이 로맨틱한 분위기를 마음껏 부추긴다. 두 배우의 연기도 좋은데 카스의 육감적인 음성과 고독한 아름다움이 선정적이다. ‘레이디스 앤 젠틀멘’은 빈센트의 요트이름으로 ‘앤 나우’는 영화에 나오는 샹송 ‘앤 나우 마이 러브’를 연상시킨다.
PG-13. Paramount Classics. 아크라이트(323-464-4226), 웨스트사이드 파빌리언(310-47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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