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커스 곡예를 타듯 나스닥 지수의 오르막 내리막이 여전히 실리콘밸리 주민들의 심기를 건드린다.
나스닥이란 미국의 전자 장외주식시장(National Association of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으로 휼렛 팩커드·인텔·시스코등 하이테크 산업 주식이 대부분 포진되어 있어 실리콘밸리와는 뗄 라야 뗄 수 없는 바늘과 실 같은 관계이다.
한때는 주가 상승으로 신흥갑부들이 줄지어 탄생되는 등 거품 경기에도 커다란 일조를 했던 나스닥 주가는 여전히 지역 경기를 주도할 정도로 실리콘밸리의 주거 환경까지 바꾸어 놓았다.
이렇듯 독특한 주변 환경 때문인지 실리콘밸리 주민들은 4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신흥 갑부들처럼 스톡 옵션으로 받은 주식이나 투자된 회사 주식이 대박이 터지면서 이를 현금화해 갑부 소리를 듣는 사람들이 첫 번째 유형이다.
두 번째는 서류상으로 재벌 소리를 들었지만 주가 폭락으로 투자한 주식이 휴지 조각으로 변해 쪽박 찬 사람들.
세 번째는 하이테크 분야와 전혀 무관한 분야에서 묵묵히 생업에 종사하면서 주는 봉급을 받거나 아니면 자영업에서 얻어진 수익으로 비싼 주거 환경 속에 마지못해 사는 사람들.
네 번째는 하이테크 분야에 종사하지 않고 있지만 지역 유지로서 구경제에 충실해온 중산층 갑부들이다.
이들중에는 ‘샤덴프로이데(Shadenfreude)’ 현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있음을 느낀다.
’샤덴프로이데’ 현상이란 독일어로 ‘다른 사람의 불행을 기뻐하는 인간의 충동’이란 의미로 ‘남들이 망하는 것을 은근히 즐긴다’는 내용도 담겨져 있다.
신경제의 부흥으로 하루에 64명의 갑부가 탄생됐던 몇 년 전에는 이들 갑부 탄생들만큼 ‘샤덴프로이데’ 현상을 느끼는 사람들 또한 최고조에 달했었다.
스톡옵션이라고 구경도 못해보고 벤처투자가와 점심 한 끼 먹어보지 못한 사람들, 그리고 경제 호황에서 소외되었던 중산층 갑부들이 대부분인 이들은 질투를 넘어서 한때는 절망감마저 들기도 했다.
이후 닷컴 추락이 오면서 IT 기업들의 줄지은 파산에 직원 해고로 이어지자 청년 갑부나 예비 갑부들의 추락을 즐기는 만족감으로 바뀌어져 갔다.
그러나 이들의 만족감 뒤편에는 여전히 ‘샤덴프로이데’ 현상 이 잠재워져 있고 현기증이 날정도로 급변하는 테크놀로지 시대에 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내포되어 있다는 점이다.
특히 실리콘밸리가 여전히 애송이 갑부들에 의해 지배되어 있음은 여전히 이들을 두렵게 한다.
종전처럼 스판덱스 운동복에 티타늄 자전거를 타고 있는 여피족들, 랩텁 컴퓨터에 휴대폰을 들고 통화하면서 사업 설명이나 투자 얘기를 늘어놓는 젊은 기업들을 많이 볼 수는 없다.
그렇지만 실리콘밸리는 부를 찾는 ‘더듬이’를 바짝 곤두세우고 있는 IT 젊은이들에게는 여전히 최고의 활동 무대이다. 시골 풍경처럼 소박하고 평범한 사람들을 좀처럼 볼 수 없는 실리콘밸리.
성공과 젊음 그리고 질투와 절망이 공존하는 야누스의 도시 실리콘밸리.
이곳에 사는 보통사람들이야말로 이 모습, 저 모습 지켜봐야 하는 최고의 인내자(忍耐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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