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영웅담 퇴색
2001년 9월11일. 펜실베니아 들판에 유나이티드항공(UA) 소속 93편 여객기 한 대가 추락했다.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빌딩과 국방부 청사의 일각이 여객기를 이용한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 화염에 휩싸여 있던 바로 그 시각이었다.
UA 93편 추락경위를 조사한 연방 당국은 하이재커들에 의해 피랍된 후 백악관을 향해 비행중이던 이 여객기가 승객들의 강력한 저항으로 목표지점에 이르지 못한 채 추락한 것 같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발표는 당시 여객기에 타고 있던 일부 승객들이 휴대폰으로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승객들이 합심해 하이재커들을 공격할 계획”이라고 전한 데서 비롯됐다. 이어 UA 93편의 기내 저항을 주도한 인물은 토드 비머(당시 32세)로 “갑시다”(Let’s roll)라는 그의 고함소리를 신호로 승객들이 조종실 쪽으로 몰려가며 납치범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여객기가 추락했다는 사건 경위가 발표됐다. 당시 기내에는 33명의 승객과 7명의 승무원, 4명의 하이재커가 타고 있었다.
이들의 이야기는 미국인의 심금을 울렸고,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기회 있을 때마다 UA 93편 승객들의 용기와 애국심을 찬양했다. 새로운 ‘영웅담‘이 태어난 것이다.
그러나 연방수사국(FBI)이 UA 93편의 최후 순간 조종실 음성기록을 분석, 지난 달 의회에 넘긴 기록에 따르면 4명의 납치범 가운데 유일한 항공기 조종면허 소지자로 피랍기의 조종간을 잡은 지아드 자라는 객실 승객들이 저항을 벌이자 다른 납치범의 지시에 따라 일부러 여객기를 지상에 추락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관련 수전 휘슨 FBI 대변인은 “누구도 93편의 최후 녹음에 어떤 내용이 담겨져 있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지만 모든 증거로 미루어 이 항공기는 승객들의 영웅적인 행동으로 추락했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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