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북부, 중서부와 캐나다 동부 지역에 14일 오후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하는 바람에 산업체와 도시 기능 일부가 마비됐다. 그러나 정전을 틈탄 약탈 등 불상사는 보고되지 않았고 일몰 이전인 오후6시께부터 전기가 복구돼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정전사태는 오후 4시께 미국과 국경에 인접한 나이애가라 폭포 인근 캐나다 지역에서 시작돼 미국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주 등 동북부지역과 미시간, 오하이오 등 중서부 지역, 캐나다 온타리오주 등으로 번져갔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이번 정전사태가 테러로 발생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말했으며 국토안보부도 “테러와는 무관한 전력송출 시스템의 문제”라고 밝혔다.
CNN 방송은 뉴욕주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캐나다의 전력공급 업체 나이애가라 모호크에서 과다한 전력 수요로 전력 송출이 중단되면서 연쇄 정전 사태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정전으로 대다수의 기업체들은 직원들을 일찍 퇴근시켰고 식당과 상점들도 문을 닫아 뉴욕 등 대도시에서는 한꺼번에 많은 사람과 차량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으나 신호등이나 터널의 전등조차 가동되지 않아 극심한 교통혼잡을 빚었다. 지하철과 교외 통근열차도 운행을 중지해 혼잡을 가중시켰다. 일부 시민들은 운행중인 지하철 객차나 엘리베이터 안에 한동안 갇히기도 했다.
또 공항의 보안점검 시설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으면서 뉴욕의 존 F. 케네디와라 과디아 공항 등 정전지역의 주요 공항에서는 항공기 착륙이 전면 금지됐고 핵발전소의 가동도 중단됐다. 뉴욕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치안확보를 위해 주 방위군과 경찰을 주요 지역과 시설에 투입했다.
정전이 뉴욕증시가 마감되는 시간에 발생해 증권거래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메릴린치를 비롯한 주요 증권사들은 자체 발전시설을 가동해 업무를 수행했다. 뉴욕증권거래소 대변인은 “이번 정전사태로 인한 데이터 손실은 전혀 없으며 내일(15일) 시장을 여는데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자동차 산업 중심지인 디트로이트에서는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 크라이슬러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조업에 차질을 빚었으나 자세한 피해내역은 집계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전사태가 발생한 후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국채 가격이 상승(수익률은 하락)하고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는 등 이 사태가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 금융시장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증권업체 베어 스턴스는 “각 기업들이 Y2K와 9.11 테러 등을 계기로 비상대책을 강화해 왔기 때문에 정전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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