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밸리 전망대]
▶ 김형백<하이테크 컨설턴트>
네트워크를 통해 사용 가능한 다른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그리드 컴퓨팅이 주목받고 있다.
내 컴퓨터에서는 10시간이나 걸리는 애니메이션 렌더링 계산을 10초만에 할 수 있고, 그 사용금액이 매달 이메일로 날아오는 것을 상상해보자.
10초만에 할 수 있으려면 계산상으로 내가 가진 CPU와 동일한 컴퓨터가 최소한 3600대가 필요하다.
네트워크를 통해 이 컴퓨터들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면 호율성이 증가할 것은 뻔한 일이다.
컴퓨터가 초고속 인터넷에 연결돼 있고 MP3 파일 공유처럼 CPU를 공유한다면, 이런 공동 작업이 가능할 수 있다.
내 컴퓨터가 할 일을 수천 개의 작업으로 쪼개고 인터넷 상에 연결된 수천 개의 컴퓨터에 보내고 다시 처리 결과를 모으면 된다.
내 컴퓨터가 하는 일은 내가 필요로 하는 작업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것뿐이다.
이런 비슷한 일을 하는 곳 중에서 대표적인 곳이 NASA의 SETI@home 프로젝트(http://setiathome.ssl.berkeley.edu/)가 있다.
SETI(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는 약자 그대로 외계의 생명체를 찾기 위해서 전파 망원경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이다.
가입자가 226개국의 368만 명에 이른다. 동시 사용자 50만 명에 평균 계산량이 초당 10조 회의 계산을 하게 되는데, 이는 95만 6000년(4월23일 현재) CPU 타임에 이르는 양이다.
이 작업은 분명히 인터넷으로 연결된 세계에서 가장 큰 분산 슈퍼컴퓨터가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여러 곳에 분산돼 있는 컴퓨터를 연결해서 하나의 시스템처럼 사용하는 것을 메타 컴퓨팅 또는 그리드(GRID)라고 부르고 있다.
그리드라는 말은 바둑판처럼 연결된 컴퓨터를 지칭하는 말로 컴퓨터를 묶어서 처리하는 클러스터링의 확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인터넷이 아니라 초당 수 기가바이트를 전송할 수 있는 광케이블로 연결돼 동작하는 시스템을 만들면 저가의 컴퓨터로 슈퍼 컴퓨터 이상의 성능을 낼 수 있기 때문에 IBM이나 HP, 썬과 같은 회사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현재의 경향으로 예견컨대, 그리드 시스템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발전할 것 같다.
한 가지는 초고속 광케이블로 연결된 특정 지역이나 한 국가 내의 슈퍼 컴퓨터들을 연결하는 슈퍼 컴퓨터 클러스터링이다.
또 하나는 인터넷 망에 연결된 개인 사용자들의 컴퓨터를 연결해서 컴퓨팅 파워를 뽑아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이다.
개인용 컴퓨터를 연결하는 것은 P2P 서비스의 확장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단순한 파일 공유가 아니라 CPU 공유를 의미하는 것은 놀고 있는 CPU에게 일을 시킨다거나
커다란 계산 일을 단순히 나눠서 한다는 의미는 아닌 것이다.
누구나 슈퍼 컴퓨터를 책상 위 계산기 사용하듯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엄청난 계산을 해야만 해독할 수 있는 은행 계좌 연결 암호 해독같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 실용화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업계 전반에 걸쳐서 그리드 컴퓨팅의 관심을 날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네트워크 컴퓨터의 새로운 개념이 등장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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