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L Health 창에서 「보람이 작더라도 장수(長壽)하면 좋겠는가?」라는 설문조사에서 12,474명 응답자 중 그래도 장수하고 싶다는 사람이 11%, 보람있는 삶이 장수보다 중요하다고 답변한 사람이 84%, 답변을 망설인 사람이 6%로 최근 집계되었다.
그리고 AOL Health 창은 인간은 180세까지 생존할 수 있으며 앞으로 100세가 중간 연령(Middle Age)인 장년(壯年)이 될 시기도 멀지 않았다고 내다보았다. 이에 앞서 TIME지도 2100년에는 200세까지 얼굴에 주름살 없이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관계기관의 연구결과를 발표한바 있다.
위의 180세설과 200세설은 어느 것이나 수명이 과학이라는 등에 업혀 달리다보면 그렇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러나 사람의 생명 내지 수명을 과학 일변도로 생각하고 입증하려는 사고방식은 문제가 있다. 현대 과학이 대우주(大宇宙)의 신비를 아직 다 못 풀고 있기는 소우주(小宇宙)인 인체의 신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과학은 인체의 세포 수가 50-60조에 달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세포 하나 못 만든다. 의사는 환자의 상처를 통증 없이 꿰매기는 하지만 붙이는 것은 환자 자신의 자연치유력의 소관이다. 그래서 ‘히포크라테스’는 병은 자연이 고치고 돈은 딴 호주머니로 들어간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황제(黃帝)가 왕사(王師)인 기백(岐伯)에게 물었다. 내가 듣기에는 옛날 사람들은 백세가 지나도 동작이 쇠하지 않았다고 들었오. 그런데 지금의 백성들은 나이 50줄에 동작이 쇠하니 이것은 시대의 탓이요, 백성이 섭생을 잘못한 탓이요?
이에 기백이 아뢰기를 옛날 사람들은 춘하추동 사계절과 밤낮 기후 변화에 잘 순응하고, 음식에 절도가 있고, 자고 일어남(起臥)에도 규칙이 있어 심신(心身)을 과로하지 않았기에 육체와 정신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 장수할 수 있었습니다.
조선조 때 사람들은 한계 수명을 125세로 보고 기대 수명을 60으로 보았다. 그리고 평균 수명은 24세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래서 나이 30줄에 어른 행세를 하고 ‘나이 40에 장죽을 문다’는 얘기가 나온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20-40대의 기대 수명은 73세) 그런데도 건강이 좋지 않았던 퇴계 이황(退溪 李滉)은 심신을 잘 다스려 고희(古稀)를 넘기고, 의병장 곽재우(郭再祐)는 솔잎가루와 들깨, 콩가루를 꿀과 섞어 간식으로 먹고 67세까지,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은 자신이 쑥으로 장수 혈에 뜸을 떠 고희를 넘겼다. 그들의 장수 비결의 공통점은 마음과 몸의 동정(動靜)을 자연에 맡겨 노년의 삶이 추하지 않도록 항상 자신을 돌보면서 자연으로 회기하는 것이였다.
100세의 생일을 넘기고 50일을 더 살다가 타계한 ‘조지 번스’와 100세의 생일을 지내고 두 달을 더 산 ‘밥 호프’는 두 사람이 다 신앙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웃기고 웃으면서 살다간 미국의 코미디언이다.
그 중 ‘밥 호프’는 1951년 한국전 당시 전방 병사를 위문했고, 월남전에서도 그러했다. 그래서 ‘미군이 있는 곳에 밥 호프가 있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리고 90세의 아내와 70년을 해로하면서 3남1녀를 모두 입양해 잘 키워냈다. 기네스북은 그를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Entertainer(연예인)로 등재하고 ‘해피 엔딩’한 사람의 대표로 꼽았다.
‘교회에 나가면 천국에 늦게 간다’는 말을 듣고 사람들은 잠시 어리둥절한다. 연구에 따르면 이것은 가설이 아니고 사실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택사스 콜로라도 플로리다 3개 주립대학 공동 연구진이 지난 9년간 2만2천명을 상대로 신앙생활과 수명과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7세 내지 8세 정도 장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텍사스 대학 사회학자 ‘로버트 허머’ 박사는 ‘종교생활이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키고 이것이 결국 건강에 영향을 준다고 진단했다.
종교는 집의 창문과 같은 것이다. 때로는 닫기도 하고 때로는 열어 놓기도 한다. 그 창문을 통해 맑은 공기와 따듯한 햇볕을 받아 드린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창문이 없다면 여기서 사는 사람의 수명은 불문가지 일 것이다.
몇 해를 살든 살 만치 살다보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숙제도 못 푼 체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새로운 숙제와 부닥치게 된다.
살 만치 산 사람들의 한결같은 소망은 남은 여생을 하고싶은 것을 하면서 제 명대로 살다가 평안하게 죽는다는 것이다. 이것을 우리 선조들은 고종명(考終命)이라 하여 오복(五福)의 하나로 꼽았다. 『아름다운 종말』해피 엔딩(happy ending)이란 뜻이다.
비행기 조종사는 이륙후 5분간보다 착륙전 7분에 보다 신경을 쓴다고 한다. 비행기가 착륙할 때도 엔진은 여전히 돌아간다, 그리고 비행기가 착륙하고 완전히 정지하였을 때 조종사는 엔진을 정지시킨다. 그리고 안도의 한숨을 쉰다.
승객들도 그 7분간은 누구 하나 말하는 사람이 없다. 그리고 눈을 감고 모든 것을 초월한다. 그리고 무사히 착륙한 다음 안도의 한숨을 쉰다.
/ikhchang@aol.com
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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