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에 가장 관심을 많은 쏟고 있는 사람은 부시일지 모른다. 전국 평균 6%미만 대가 되어야 재선에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실업률은 6.4%다. 부시에게는 그야말로 빨간색 시그널이 켜진 셈이다. 인종별로 보면 실업률은 더 격차를 보인다. 백인은 5.5%인 반면 흑인은 배가 넘는 11.8%에 이른다.
20년만의 기록이다. 게다가 흑인들의 경우 저축의 여유가 없다보니 실업은 자칫 홈리스로 이어질 수도 있어 문제는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부시로서는 흑인 표는 애당초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왜 흑인의 실업률은 이처럼 높은가. 대체로 학력이 낮아 해고당하기 쉬운 비전문 일용직급직 종사자가 많은 탓이다. 일반적 견해다.
과연 그뿐일까. 최근의 한 연구조사는 다른 이유도 있을 수 있다는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사회에 보이지 않게 깔려 있는 인종차별의식이 그 원인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두 명의 시카고 여인이 같은 신문에 판매직 구직 광고를 냈다. 같은 경력에 자격여건도 같다. 다른 건 이름뿐이다. 에밀리와 래키사가 이 두 여인의 이름이다.
구직광고에 관심을 가지고 전화를 해준 고용주 숫자는 그러나 큰 차이가 났다. 에밀리가 래키사보다 50%나 많은 전화를 받은 것.
왜. 이름 때문이다. 에밀리는 백인 여자에게서 흔한 이름. 래키사는 전형적인 흑인 여자의 이름이다.
브래드란 이름을 가진 남자와 르로이란 남자가 이력서를 낸 경우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이 경우는 아예 이력서를 조작했다. 두 남자의 경력, 자격여건을 똑 같이 만든 것.
브래드는 르로이보다 50% 더 많은 전화를 받았다. 백인 남자 이름이기 때문이다. 르로이는 흑인 남자에게 흔한 이름.
시카고대학과 MIT 교수 두 사람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로, 공정고용 보장 업체도 마찬가지였다. 결론은 이렇다. ‘백인 이름’처럼 들리는 이름을 사용하면 취업이 한결 용이하다.
뒤집어 이야기하면 흑인들은 이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고용이 잘 안 된다. 그리고 고용이 되어도 진급이 잘 안 된다.
김(KIM)이나 이(LEE), 최(CHOI) 같은 한국 이름을 가진 사람의 경우는 어떨까. 이 연구조사는 그에 대한 답은 없다. 흑인 이름을 가진 사람은 취업이 잘 안 된다는 연구결과가 어쩐지 남의 일로 들리지 않는다.
<옥세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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