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반즈 때문에 지고 반즈 때문에 이기고 있다. 자이언츠는 지난 주말 엑스포즈와의 4연전에서 반즈가 빠지는 바람에 싹쓸이 패를 당하더니, 이번 주 홈 경기에서 반즈의 활약으로 리그 최강 브레이브즈에 싹쓸이 승을 거두는,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자이언츠의 거포 배리 반즈는 브레이브즈와의 3연전에서 2번씩이나 굿바이 홈런을 기록하며 리그를 경악시켰다. 외계인이 아닌 다음에야 어떻게 그렇게 홈런을 자유자재로 쳐낼 수 있느냐하는 경탄이었다.
자이언츠는 올 반즈가 있었기에 그나마 리그 수위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좋은 측면으로 보면 그만큼 반즈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증거이고 나쁜 측면으로 보면 반즈 빠진 자이언츠는 김빠진 맥주라는 점이다.
한 선수에게 과대 의존하는 팀치고 단체경기에서 우승하는 예는 드물다. 물론 수퍼 스타 없는 우승팀이 드문 것도 사실이기는 하나 요즘 자이언츠는 반즈에 의존해도 너무 끌려가다시피하고 있다. 작년에는 그나마 켄트, 샌더즈등 심심치 않게 홈런을 터뜨려 주는 선수들이 버티고 있어 반즈의 존재가 올해처럼 절실하지는 않았다. 올 자이언츠는 반즈를 제외하고는 홈런 20방을 넘어선 선수가 한 명도 없다. 20방은커녕 호세 크루즈가 홈런 16방으로 팀내 랭킹 2위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그러면 자이언츠가 어떻게 켄트와 같은 제 2의 선수 없이 우승을 일궈낼 수 있을까. 전망이 엇갈릴 수 있지만 2명의 반즈에 의존하는 것 보다는 오히려 1명의 반즈가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즉 팀내 거포들만 즐비, 치는 야구에 절대 의존하는 것 보다는 수비력을 키우는 것이 유리하는 것이다.
작년 자이언츠는 월드시리즈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 불펜의 몰락, 수비의 부재로 접었다. 막강 타력, 홈런포 하나만으로 승리를 거두기에는 야구는 너무 다양성의 경기였다. 즉 자이언츠는 작년 치고, 받고, 던지는 3박자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정적인 홈런 한 방이 모자랐다기 보다는 아웃필더(케니 로프튼)들의 잦은 실수, 투수들의 능력이 챔피언감이 되지 못했다.
올 자이언츠는 방망이의 화력은 작년보다 감소됐으나 전체적인 세기는 작년보다 월등해졌다. 투수력의 향상과 도처에서 명수비가 펼쳐지고 있다. 자이언츠는 올 과도기였던 5월을 제외하고는 너무도 잘 싸우고 있다. 중요한 경기는 거의 모두 이기고 있다. 물론 애틀란타전 싹쓸이승을 두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달 동률 선두로 치고 올라왔던 다저스의 추격을 뿌리쳤고, 커트 쉴링을 2연파하며 이리조나의 기를 죽여놨다.
반즈 한 명을 가지고 어떻게 이런 일을 해 낼 수 있었을까.
80년도 중반 세인트루이스의 화이티 헐싹 감독은 잭 클락 한 명 가지고도 내셔널리그를 평정했다. 특별히 위대한 투수, 제 2의 거포도 없었던 세인트 루이스는 클락을 중심으로 감독의 작전, 아지 스미스의 수비, 발빠른 선수들의 기동력으로 매년 우승문턱을 두드렸다.
클락은 자이언츠에서 죽을 쑤던 선수로 클락을 유효적절하게 활용할 줄 알았던 세인트루이스에 건너가자 크게 개화한 선수였다. 플레이오프에서 클락에 정면 승부했던 토미 라소다(다저스)감독은 천추의 한을 남기기도 했다. 세인트루이스는 클락을 활용할 줄 알았다.
자이언츠는 19일과 21일 배리 반즈의 기념비적인 굿바이 홈런으로 플레이오프를 거의 확정짓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올 뭐니뭐니해도 자이언츠는 반즈를 잘 활용하고 있다. 물론 반즈 빠진 자이언츠는 상상할 수 없는 팀이다. 그러나 반즈의 홈런, 호세 크루즈의 수비, 슈미트의 불꽃 투구, 윌리엄즈, 판손의가세등… 자이언츠는 오랜만에 너무도 박자가 잘 맞아 떨어지는 팀을 이루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