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의 나이로 대학을 졸업하고 명문 시카고 의대에 장학생으로 선발돼 언론의 주목을 끌었던 한국계 소년 쇼 티모시 야노군(사진)의 대학 생활 첫 학기는 다른 의대생들과 별로 다르지 않다.
도시락과 함께 인체 연구용 두개골이나 등뼈등을 챙겨 등교하는 것도 그렇고 여름방학이라도 해변이나 캠핑장에 가는 대신 시신해부나 두뇌신경계 연구에 매달려야 하는 것이 그렇다. 지능지수(IQ)가 200이 넘고 시카고 로욜라 대학을 3년만에 최우등으로 졸업한 그는 지금까지 몇차례의 시험에서 A학점을 받았지만 교수들이나 급우들로부터 별다른 대접을 받지는 않는다.
미시해부학을 가르치는 토니 몬태그 교수는 쇼가 다른 학생들보다 어리다는 사실을 가끔 깜박 잊는다고 했다. 그러나 동급생들은 때로 그를 어린동생처럼 대하기도 한다. 여자친구 사귀기등 화제가 나오면 놀리기도 하고 때로는 쇼를 끼워주기 위해 술집 대신 집에서 파티를 열고 같이 영화를 보러 갈 때는 PG(부모동반) 등급 영화로 눈높이를 맞춰 주는 식이다. 학교측도 나이를 고려해 환자를 직접 다루는 임상강의는 마지막 2년에 걸쳐 수강하도록 학사일정을 조정해 주었다.
시카고 의대 역사상 최연소 학생인 쇼는 18살이면 의대를 졸업하게 되지만 박사과정에 들어가면 19살이나 20살에 박사학위를 따게 된다. 그러나 쇼는 ‘신동’, `천재소년’ 따위의 별명에는 관심이 없다. 그의 목표는 기록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것이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태어난 쇼는 일본인인 아버지 카츠라 야노씨와 한국인이 어머니 경혜씨의 1남1녀중 첫째로 아버지가가 운영하는 일본 선박회사의 미국지부가 있는 캘리포니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지금은 어머니와 여동생과 함께 대학내 가족용 기숙사에서 살고 있다.
미술사 공부를 위해 유학 왔다가 야노씨를 만나 결혼한 어머니 경혜씨는 아들이 어릴 적부터 비상한 재능을 보였다고 말한다. 세살적이던 어느 날 자신이 쇼팽의 월츠곡을 연습하다 잠깐 쉬고 돌아오니 피아노 밑에서 기차놀이를 하던 쇼가 쇼팽의 곡을 연주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네살이 되자 쇼는 작곡을 시작했고 7살 때는 받아주는 학교가 없어 부모가 고등학교 과정을 가르쳐야 했다. 8살에 쇼는 SAT에서 1천600점 만점에 1천500점을 기록했고 9살에 대학에 들어갔다.
그러나 쇼의 초고속 행진에 대해 사람들의 시각은 언제나 긍정적이지 만은 않았다. 쇼는 최근 인터넷으로 자신의 이름을 검색하다가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인터넷 1인 매체)를 통해 자신에 관해 논평한 것을 발견하고 놀랐다.
“어떤 사람은 `몰아 붙이는 엄마 밑에서 비참하게 사는 이 어린애 좀 봐’라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이런 신동에 이처럼 뒷받침을 잘해주는 부모라니’라고 말하기도 해요. 그렇지만 어떤 땐 부모님이 저를 밀고 가는 게 아니라 제가 부모님을 끌고 가는 것 같아요"라고 쇼는 미소를 짓는다.
어머니 경혜씨는 쇼와 같은 아이를 키우는 일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지만 남편과 함께 한가지 원칙은 분명히 세워두고 있다고 말한다. 아이의 삶과 진로는 아이가 결정하도록 맡긴다는 것이다. 가족이 떨어져 살아야 하는 불편을 무릅쓰고 시카고 대학을 선택한 것도 쇼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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