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우리말 속담이 있다. 서로 격이 어울리는 것끼리 짝이 되는 경우에 이르는 말로 그리 좋은 뉘앙스를 풍기는 말은 아닌 듯 하다. 하와이의 많은 한인단체들중 이런류의 속담에서 자유로운 단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관광협회도 예외는 아니다. 관광협회는 IMF 이후 지난 몇 년간 계속되는 외부의 악재로 폐업과 감원등 뼈를 깎는 아픔속에서도 고군분투해 왔다. 악조건속에서도 하와이 한인관광시장의 맥을 이어 하와이 한인경제의 한 축을 지탱해 주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음에도 그에 걸맞는 정당한 평가와 대우를 받지 못한채 따가운 눈총을 받아왔다. 그런 관광협회가 우여곡절끝에 제15대 한인관광협회를 출범시킨 후 서서히 제 목소리를 드러내며 역할기대에 부응하기위한 기지개를 펴고 있다. 특히 ‘하와이 한국인 무비자 추진위원회’활동과 궤를 같이 하면서 관광협회는 자신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깨달은 듯 보인다. 15대 한인관광협회가 결성된 지 그리 많은 시간이 경과되지 않아 속단하기는 다소 이르지만 지금까지의 행보는 이전과 비교해 나름대로 변화를 엿보게 한다.
대표적인 예로 한인관광협회는 하와이에서 관광업을 하고 있는 한인관광사 21개업소를 모두 회원으로 등록시켜 명실상부 하와이 한인관광업계를 대표하는 협회로서의 대표성을 갖추었다.
또한 관광협회 사무총장을 협회관광사 이외의 인물로 선정해 협회의 인적 구성 영역을 확대시켰고 투명한 협회운영을 위해 외부영입 회계사를 감사로 선임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조직의 정체성 확립과 역할분담의 극대화는 앞으로 관광협회가 대외활동을 하는데 큰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관광협회 앞에는 풀어가야할 과제들 또한 산적해 있다. 특히 제살깎기식 가격인하 경쟁과 상호비방등은 관광협회가 제일 먼저 풀어야 할 숙제이다. 경쟁 없는 비즈니스가 어디 있겠는가. 단 그러한 경쟁이 자기 발목 잡는 꼴이 아닌 정정당당한 선의의 경쟁이 되도록 협회는 성숙한 조정자의 역할을 해야할 것이다.
지금 하와이 한인관광업계는 생사의 갈림길에 서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미입국비자 개별인터뷰 이후 하와이를 찾는 관광객의 급격한 감소가 이를 입증하고 있고 이에 따라 대한항공도 주4편으로 운항을 감편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위기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한 관광협회는 전문가들과 주요 한인단체가 포함된 “한국인 하와이 무비자 추진위원회” 활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태세를 갖추었다.
또한 관광협회는 하와이를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에 대한 미국비자 취득조건 완화 및 하와이 온리(Hawaii Only)비자발급 촉구를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험악한 미국실정에서 비자면제나 완화를 요구한다는 것이 억지일처럼 보일지 몰라도 공동목표를 향해 흔들림 없이 합심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 자체만으로도 관광협회는 ‘그 나물의 그 밥’이 아닌 아름다운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이라 생각한다.
온힘을 다해 산꼭대기까지 밀어 올리면 다시 아래로 굴러 떨어지고 마는 바위를 영원히 밀어 올리고 있는 그리스신화 속의 인물 ‘시지프스’와 같은 한인관광협회가 되었으면 한다.
취재부 정상운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