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 ‘한글’.
10월9일은 한글날이다. 우리에게 너무나 소중한 ‘한글’이지만 이 곳에서 자라는 2세들에게는 잘 지켜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한글날’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지어 반포한 날을 기리기 위하여 정한 날이다. 훈민정음이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 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말로써, 한자의 어려움으로 인해 뜻을 펴지 못하는 불쌍한 백성들을 위해 생기게 된 아름다운 말이다.
그러던 것이 한글학자인 주시경 선생에 의해 ‘한글’이라고 불려지게 됐다. 한글의 ‘한’이란 한민족이라는 뜻 의외에도 ‘크다’, ‘바르다’, ‘하나’, ‘으뜸’의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언어는 존재의 그릇이다’언어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중요한 매체라는 의미이다.언어란 말소리 또는 글로써 의사를 전달하며 감정을 나타낼 수 있다. 서로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으며 깊은 정을 나눌 수 있어 마음과 마음을 하나로 엮어 통일된 문화를 형성할 수 있어 독특한 전통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언어가 있는 곳에서 민족은 발전했고 그를 통해 사상과 감정이 전달되어 민족적 정감으로 공감대를 형성하여 동질적 사상 속에서 뿌리를 의식하며 힘을 집약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현재 미국 속의 한인사회에 살고 있는 한인 1세들은 성실과 근면함으로 성공적인 삶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에 반해 많은 자녀들이 안타깝게도 영어는 잘 하면서 조상의 얼이 담긴 우리말이자 모국의 언어인 한글을 깨우치지 못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흔히 한인가정에서 부모와 자녀간의 대화가 잘 이뤄지지 않아 갈등을 빚고 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민 1세대인 부모는 한국말이 수월하지만 영어는 그렇지 않은 편이다. 비즈니스와 관련된 영어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회화가 익숙하더라도 자녀와 폭넓은 대화를 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반면 한국말을 못하는 자녀들은 영어권에서 영어만 사용
하다보니, 부모와 자녀들간의 격의 없는 트인 대화를 기대한다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두 세대간에 한 집에 살면서도 깊은 대화를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벙어리 신세가 되기 마련이고 이로 인해 부모와 자녀간의 갈등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처럼 언어와 문화적 배경이 다른 미국 속의 한인사회에서 자녀들에게 모국의 언어와 전통문화를 전수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부모와 자녀간의 언어로 인한 세대적 갈등은 뿌리교육에 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직도 미국에 왔는데 한글을 가르쳐서 무엇해! 영어만 잘하면 되지’라는 구시대적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한인들 때문이다.
한글학교의 한 관계자에 의하면 여러 학부모들에게 학생들을 한국학교에 보내달라고 종종 부탁하는데 어떤 학생의 경우는 자기는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시민인데 왜 한국말을 배워야 하느냐고 반문하는 바람에 당황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또한 어떤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키우면서 영어공부에 지장이 있을까봐 한글교육을 일부러 시키지 않았노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경우를 접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라고 했다.
참으로 답답하고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여태까지 이런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한인들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무엇보다, 이미 한국어의 필요성은 미국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한국어를 후진국언어로 생각하는 구시대적 발상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한인들이 있음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한국의 경제발전 및 미국 내 한인사회의 성장과 더불어 한국어는 미 대학입시 수학능력시험(SAT)에서 제2 외국어 영역으로 채택이 될 만큼 미국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인재의 필요성 또한 증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한글은 과학적인 논리에 근거하여 만들어진 우리민족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대표적인 유산이다. 이 곳에서 자라나는 한인 자녀들에게 있어 한글교육은 미래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의 한글교육 관계자들은 한국어를 통한 뿌리사상을 초점으로 마음이 하나로 모아질 때 한국어가 미주 땅에서 아름답게 꽃을 피우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실천하고 있지 않은가.
10월9일은 한글날이다.
한글날을 맞아 한인부모들이 우리말, 한국어를 철저하게 가르쳐 미국 안에서 한국의 전통문화의 계승은 물론 우수한 민족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자녀들의 뿌리교육’에 적극 나서야 할 때이다.
chye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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