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약하지만 강단있는 로마 가톨릭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6일 자신의 교황 즉위 25주년 기념 특별미사를 집전, 가톨릭교회를 계속 인도할 힘을 갖도록 기도해줄 것을 신도들에게 당부했다.
파킨슨병을 앓아 거동이 불편하고 때때로 말이 어눌한 교황(83)은 이 기회를 이용, 쇠약해지는 건강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10억 가톨릭교도를 계속 인도하겠다는 의사를 재천명했다.
바티칸의 성베드로광장에서 오후 6시(현지시각)에 시작된 특별미사엔 약 5만명 의 순례자가 참석, 25년 전 거의 같은 시각 시스틴성당의 굴뚝에서 흰 연기가 솟아 오름으로써 폴란드인 카롤 보이틸라 추기경이 455년 만에 처음으로 비이탈리아인 교황에 선출된 것을 알린 광경을 회상했다.
군중들은 지쳐 보이는 교황이 성가대의 합창 속에 황금색 상의와 보석 박힌 모자를 착용한 채 휠체어를 타고 제단으로 올라가자 우레같은 박수를 보냈다.
로마에 땅거미가 질 무렵 교황은 군중들에게 강하고도 분명한 목소리로 자신의 교황 선출 순간과 당시의 결의를 회상하고 계속적인 기도후원을 요청했으나 자신의 운명은 하느님의 손에 맡긴다고 말했다.
재위 중 129개국을 방문, 역대 교황 중 최다국 방문기록을 남긴 요한 바오로 2세는 그리스도께서는 나의 인간적 약함을 아시면서도 내게 맡겨주신 책무를 감당하도록 내게 요청하신다고 말했다.
나는 또 다시 여러분에게 교황과 그리스도를 섬기고자 하는 이들을 도와 전인류에 봉사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교황은 말하고 제발 여러분 매우 친애하는 형제 자매들이여,베드로의 후계자인 나를 위해 위대한 사랑의 수고를 중단하지 말아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말들은 교황이 숨이 찬듯 강론을 잇지 못하자 측근인 레오나르도 산드리 신부가 대독했다.
그러나 교황은 얼마 후 메시지 낭독을 계속해 점차 악화되고 있는 파킨슨병도 가톨릭교회 수장으로서의 자신의 책무를 막지 못한다는 의지를 보였다.
건강악화로 일각으로부터 은퇴 종용을 받기까지 한 요한 바오로는 오는 19일 25주년기념행사의 일환으로 테레사 수녀 시복식을 집전하고 추기경회의에 참가할 추기경단과 외국 수뇌들을 접견하는 등 벅찬 일정을 남겨두고 있다.
독일인 추기경 요아힘 마이스너는 이날 교황이 ‘하느님이 힘을 주신다면’ 2005년 독일 쾰른서 열릴 세계청년의 날 행사에도 참석키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요한 바오로 2세는 현재 베드로와 비오 6세 및 레오 13세에 이어 사상 네번째 최장수 재위 교황이다. 레오 13세의 25년 4개월을 넘기면 사상 세번째가 된다.
최장수 재위 교황은 최소한 34년간 교회지도자로 봉사한 제1대 교황 성베드로로 간주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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