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꿩 잡는 건 매인가.
플로리다 말린즈가 뉴욕 양키즈에 맥없이 2연패, 싱거운 월드시리즈가 예고되고 있다. 1차전에서 기동력과 적시타, 절묘한 계투작전으로 뉴욕에 일격을 먹인 바 있는 플로리다는 2차전에서 앤디 페딧에 셧 다운 당하더니만 3차전 홈경기에서 조차 믿었던 요시 베켓의 패전으로 1승2패로 궁지에 몰렸다.
말린즈, 승산은 없는 것일까? 물론 말린즈 팬들은 시카고 컵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말린즈가 펼쳤던 기적의 역전승을 다시 한번 기대할 것이다. 그러나 상대는 저력의 양키즈. 호락호락 틈새를 내줄 팀이 아니다. 사실상 이번 월드시리즈는 3차전이 분수령이 되고 말았다. 말린즈의 에이스 베켓이 패배함으로 말린즈의 사기가 크게 꺾였다. 말린즈가 예전의 D벡스처럼 잔슨-쉴링과 같은 막강 원-투 펀치를 소유하고 있다면 몰라도 양키즈를 상대로 역전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양키즈는 대 보스턴전(AL 챔피온십)에서 3승1패의 리드를 잡고도 막판에 역전패의 위기에 몰렸던 팀이다. 허점이 전혀 없는 팀은 아니다. 제 4선발인 클레멘스가 강속구를 뿌리며 노익장을 자랑하고 있으나 퇴물은 퇴물. 말린즈의 공포타선을 완전 셧 다운시키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말린즈는 어떻게 하든지 클레멘스를 공략해야 나머지 경기에서 한 가닥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그러나 투수력이 바닥난 말린즈가 얼마나 버텨낼지는 미지수. 말린즈는 제 4선발로 예상됐던 신예 단트레 윌리스를 불펜으로 돌리는 변칙작전으로 1차전에서는 무사히 승리했다. 그러나 이는 불펜이 버겁다는 허점만 노출 시켰을 뿐 근본적인 대안은 아니었다.
윌리스는 3차전에서 마츠이에 결승 적시타를 얻어맞고 강판 당했다. 특히 3차전 경기는 말린즈의 자존심 베켓이 승리를 따내지 못해 말린즈로서는 치명타를 입은 경기였다. 말린즈로서는 앤디 페팃과 같은 에이스도 아니고 2진 무시나에게 방망이가 침묵한 것은 말린즈로선 전혀 수가 안보이는 막막한 패배였다.
말린즈는 나머지 홈경기에서 어떻게 하든 2승을 추가해야 승산이 있다. 4,5차전의 양키즈 선발로 예상되는 클레멘스나 웰즈는 플로리다로서는 공략이 가능한 투수들이다. 그러나 말린즈의 투수들이 상대적으로 버텨줄지는 미지수. 이번 월드시리즈는 투수진이 한 수 아래인 말린즈의 고전이 예상되는 한판이었다. 현재로서는 말린즈 타선이 침묵, 양키즈의 페이스대로 흐른 경기였다. 말린즈의 타선이 4, 5차전에서 무언가 보여주지 못하면 결과가 싱거울 것은 뻔하다.
말린즈는 대 자이언츠전(디비젼 시리즈) 2차전에서 에이스 베켓이 패한 직후 무언가 보여주었다. 1-4로 뒤지고 있는 경기를 9-5로 뒤집고 자이언츠의 기를 죽인 바 있다. 말린즈는 4,5차전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서운 맛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2중 부담을 안고 있다. 어쨌든 3차전의 승리로 양키즈는 절반의 승리를 거둔 것과 다름없게 됐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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