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머리 안에는 뇌가 들어 있다. 뇌는 생각하게 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생각 자체는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생각은 사고하게 한다. 사고는 판단을 유발한다. 판단은 사람이 사회생활을 해나가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현대인들은 순간마다 판단하며 살아가야 한다. 판단이 계속 잘못되면 생을 그르칠 수가 있다.
세상에 보이지 않는 것 중엔 우주도 포함된다. 우주 안에는 수많은 별들이 있다. 사람의 눈에는 일부만 보인다. 태양이 포함된 은하계에만 수천억 개의 별들이 있다. 수천억의 별을 갖고 있는 은하계가 수 없이 많이 있다고 한다. 이것들 모두는 사람의 눈으론 도저히 볼 수 없다. 그러나 모두 있다. 그들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주의 광대함을 안 것도 보이지 않는 뇌를 통한 과학의 발달에 의해서다.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중엔 마음도 있다. 마음은 사랑을 갖는다. 사랑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느낄 뿐이다. 느낌은 순간 순간이다. 느낌은 멈추지 못한다. 느낌이기에 사랑은 그리움도 되고 그리움은 보이지 않는 마음이 되어 사랑하는 사람에게로 간다. 마음은 정신과 깊은 관계를 갖고 있다. 정신은 뇌에서 역할 한다. 마음은 가슴에서 역할 한다.
정신과 마음은 나무의 뿌리 같은 기능을 담당한다. 나무 뿌리는 보이지 않는다. 숨겨져 있다. 그러나 있다. 나무가 잘 자라려면 뿌리를 깊이 내려야 한다. 뿌리가 깊이 박힌 나무일수록 그 뿌리는 더 보이지 않는다. 정신과 마음도 깊이를 갖는다. 정신과 마음을 깊이 내리기 위해 사람들은 책을 본다. 교육을 받는다. 수양을 쌓는다.
흐르는 시간도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시간 그 자체의 개념도 문제다. 무엇이 시간인가. 시간은 사람이 만들어 놓았다. 사람 살기에 편리하게 열두 달을 지어놓고, 24시간을 만들어 놓았다. 60분으로 쪼개고 60초로 나누었다. 하루가 가면 또 하루가 오는 시간. 사람이 만들어 놓았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시간은 역사를 갖는다. 역사는 그 시대를 대변한다. 그 흐름도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역사는 살아, 시간과 함께 흐르고 있다. 개개인이 갖는 시간의 흐름이 있다. 사회가 갖는 시간의 흐름이 있다. 인류가 갖는 시간의 흐름이 있다. 우주가 갖는 시간의 흐름이 있다. 시간의 흐름도 다양하다.
보이지 않는다고 없다 생각하면 오산이다. 보이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안 보이는 것도 있는 것이다.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이 보이는 것보다도 훨씬 더 많다. 눈에 보이는 작은 이익만 추구하다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더 큰 이익을 잃을 때가 있다. 내 몸 속 내장이 보이지 않는다고 아무 것이나 마구 먹을 수는 없다.
생각이 안 보인다고 없는 것이 아니듯 사랑하는 마음이 안 보인다고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리움을 통해 사랑이 있음을 본다. 우주가 안 보인다고 없는 것이 아니듯 밤하늘을 수놓는 수많은 별들을 통해 우주가 있음을 본다. 뇌 속의 세포가 살아 움직이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이 아니듯 판단할 수 있는 정신을 통해 뇌가 있음을 본다.
나무 뿌리가 보이지 않는다고 나무둥치만 살아간다고 말할 수는 없듯, 푸른 잎이 낙엽되어 떨어짐을 보며 나무 뿌리 있음을 본다. 보이지 않음을 통해 더 깊고 높고 넓은 곳을 바라본다.
김명욱 목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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