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경화 SF 독주회에 800여 관중몰려 작품에 충실하려는 음악도 자세보여
이제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아니라 어머니 정경화로서 편하고 무르익은 연주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정경화의 이같은 심경은 이번 샌프란시스코 독주회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28일 저녁 샌프란시스코 헙스트 극장에서 벌어진 정경화 독주회는 눈부심보다는 온화함, 날카로움 보다는 중후한 맛이 드러난 연주를 선사, 청중들로 부터 갈채를 받았다.
정경화씨가 베이지역을 찾아 온 것은 2년만에 처음. 재작년 데이비스 심포니홀에서 바하의 곡들을 선보인 바 있는 정경화는 이번에도 슈만의 소나타 2곡과 바하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1번)를 들고 나와 특유의 기량을 과시했다.
정경화씨는 이날 과거 화려한 연주를 들려주었던 것과는 달리 시종 작품에 충실하려는 음악도의 자세를 보여주었다. 슈만의 곡에서는 가을 분위기에 맞는 기품있는 멜랑콜리를, 바하의 작품에서는 깊은 서정미를 보여 주었다.
검은 브라우스를 입고 무대에 오른 정경화씨는 더운 날씨 때문인지 첫 곡(슈만 소나타 1번)에서는 악장 사이마다 튜닝을 하며 연주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듯했다. 그러나 정경화는 역시 정경화. 2번째 곡부터 정경화씨는 청중을 몰입시키는 눈부신 톤으로 신들린 연주를 지속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날의 하일라이트인 슈만의 소나타 2번(D단조)에서는 능숙한 연주로 슈만의 낭만과 열정을 표현해내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았다.
연주 후 정경화씨는 청중들의 앵콜 요청에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등 3곡의 소품을 선사했다.
이날 연주를 지켜본 KAMSA의 김기택 회장은 첫 곡에서 조금 흔들리는 듯한 인상을 받아 걱정했으나 후반부에 역시 정경화 다운 실력을 발휘해 주었다며 정씨의 기량을 칭찬했다.
이날 정경화씨에게 화환을 증정하기도한 소녀 바이올리니스트 유니스 김도 선배의 연주를 감명 깊게 들었다며 정경화씨에 존경을 표했다. 이날 연주에는 8백여 청중들이 참석, 정경화의 연주에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정훈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