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 커뮤니케이션 회장 배건재씨는 무척 바쁘다. 전화를 걸 적마다 회의 중이라 만날 약속을 못하고 몇 주를 기다렸고, 인터뷰 당일 날도 부인을 통해 약속 시간을 45분 뒤로 미루자는 전화를 받았다. 25년 이상 그를 만나온 기자의 경험으로 그는 약속을 하면 칼처럼 지키는 사람이다. 오랜만에 가본 스코키 그의 사무실은 20년 전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 허름한 실내 데코레이션, 진열품, 책상 등은 대 기업체 CEO(회장)의 방이라기보다 어느 공장장 방을 연상하게 했다. 배씨는 그렇게 사치를 모르는 수수한 사람이다. 보다 못한 아들이 얼마 전 생일 선물로 회전의자를 사주었다고 귀띔을 하면서 싫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비단 이런 것뿐만 아니라 그의 검소함은 그의 주위에서는 다 알고있는 사실이다. 고급 양복을 입는 것도 아니고 넥타이도 잘 매지 않는다. 음식도 까다롭지 않다. 아침에는 오트밀을 들고 점심은 ‘달팽이집’같은 곳에서 국수가 고작이다. 부인에게는 좋은 차를 사주었지만, 자신은 10만 마일 이상 뛴 헌차를 타고 다녀 아이들이 새 차를 장만해 줄 정도이다.
배건재씨는 경남 하동에서 태어났다. 8살 때 선비이며 도의원 출신인 아버지가 돌아가시어 큰 형님이 아버지처럼 그를 돌보았다. 56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2학년을 다니다 미국에 유학 올 때도 형님이 여비로 암달러상한테서 바꿔 준 20달러가 그의 전 재산이었다. 일리노이주 디케이터에 있는 밀리킨 대학(Milikin)을 졸업한 후 그는 한때 제약회사 연구원으로 취직을 했으나, 월급쟁이의 한계를 느끼고 73년 제약회사를 차렸다. 군납을 하면서 재미를 보기도하고 90년에는 FDA와 관련, 일생일대의 힘든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마침 독일의 세계적인 제약회사인 ‘바이엘’ 사가 자기네 제약회사와 이름이 비슷한 배씨의 ‘Bay 실험실’의 상호를 사는 바람에 배씨는 몫 돈을 쥐게되고, 제약회사를 2천5백만 달러에 처분한 것이 다른 사업으로 진출하는 큰 전기를 마련 하게된다. 배건재씨의 현재 사업체는 TV 체널 50개, AM과 FM 래디오 12개를 소유, 개인으로는 배씨가 미국서 제일 많은 매체를 갖고있다. 그리고 부인 배명화씨가 맡고 있는 KBC 한국TV와 포스터은행, 큰아들 도널드가 사장인 라마다 플라자호텔, 둘째 아들 케빈이 운영하는 120에이커의 맥헨리 골프장(클럽 식당), 그리고 쇼핑 몰과 부동산 등이 큰 덩어리가 되겠다. 점심을 겸한 배씨와의 4시간 대담은 ‘아메리칸 드림’의 실체를 확인하는 것 같아 흥미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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