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최대의 찬사를 보낸 철인 중에는 고대 플라톤을 비롯하여 근대에는 쇼펜하우워를 들 수 있다. 쇼펜하우워의 음악론은 참으로 해박한 지식을 근거로 음악을 분석해 내고 있는데 음악의 순수하면서도 진실한 힘은 내면을 감화시키고 인간을 순수한 피안의 세계로 이끈다고 했다.
그러나 서양음악을 늦게 받아들인 탓인지 우리(나라)의 경우는 자랄 때만해도 음악을 뱃속 편한 사람들이나 하는 한량들의 놀음쯤으로만 치부했다. ‘음악이 밥 먹여주냐?’하는 식으로 음악을 폄하하기도 하고 또 어떤 내면적 위화감등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만큼 먹고살기에 바빴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많은 한인들 사이에는 아직도 음악을 편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반발심을 감지할 수 있다.
지난 28일 정경화의 바이올린 독주회가 있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헙스트 극장에는 약 7백여 청중들이 모여 정경화의 연주를 경청했다. 이날의 연주회는 세계적인 연주자의 연주회치고는 빈자리가 많았고 조촐하게 치러졌다. 정경화의 연주를 보면서 느낀 것은 한인들의 음악(가)에 대한 호응도가 아직도 타민족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것이다. 물론 홍보부족과 지역적인 특성도 작용했겠지만 아직도 한인들의 음악에 대한 인지도가 유태인등 타민족들과는 비교할 수 없이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년 전 샌프란시스코 데이비스홀에 막심 벤겔로프라는 유태인 바이올리니스트가 찾아 온 적이 있었다. 당시의 벤겔로프 연주와 정경화 연주의 차이는 친근감이었다. 벤겔로프의 연주가 음악이 생활화되어 있는 듯한 편안한 연주였다면 정경화의 연주(회)는 어딘가 경직되어 있는 듯 했다.
유태인들은 힘들 때 노래하고 바이올린을 켜며 恨을 달래왔다. 그러기에 그들은 음악을 생활처럼 편하게 연주한다. 음악은 저변 인구가 적다는 희귀성은 있을지언정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보편적인 예술이다. 유태인들이 음악을 좋아하는 것은 그들이 역경이 많았기 때문이었지 다른 특성 때문은 아니었다. 유태인들이 음악을 연주할 때의 호응도는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 그러니 연주인도 즐겁고 청중도 즐거울 수 밖에.
지난 10월25일 본보가 주최한 북가주 어린이 음악경연대회는 36명의 경쟁자들이 참가, 열띤 경합을 벌였다. 베이지역 한인들의 음악 수준도 이제는 뽐낼 만한 수준이 되었다. 음악도 이제는 점차 보편화 되어가고 있는 추세다. 이제 더욱 많은 한인들이 음악을 편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생활화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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