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는데 어느덧 내게는 두번이나 강산이 변했다.

기나긴 세월이 어찌그리 빨리 가버렸는지… 눈을 감으면 처음왔던 그때가 선명하게 내 앞에 펼쳐지곤한다. 누구나 그렇듯이, 처음 미국에 올때의 거대한 꿈은 지금 어디쯤 가고있을까?

처음 San Francisco에 도착했을때 나는 미국 전체가 이곳(San Francisco)과 같으리라는 좁은 생각과 미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슴이 설레었다. 그리고 나는 그 거대한 땅을 정복이라도 하려는량 당당하게 미국 횡단에 나섰다. 그때 내가 가진것이라고는 커다란 이민 가방과 젊은 혈기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 뿐이었다. 처음하는 미국 횡단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낯선 모습의 사람들과 동행하는 것이 조금은 주눅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인들의 특유한 친절함에서 나는 편안함을 느낄수 있었고 함께 스스럼 없이 어울리며 미국 여행을 만끽할 수 있었다.

처음California를 빠져나와 Nevada를 향한 버스안에서 나의 눈에 펼쳐진 대자연. California와는 너무나도 상이한 그 경치를 보며, 아니 어떻게 한나라라고 부를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Utah를 지날때는 꼭 무언가에 빠져들어 가던 느낌을 잊을수 없다. 끝없이 펼쳐진 하얀 소금밭 (이는 한참 후에 소금밭인 줄 알았다)이 햇빛에 반사되니 마치 은구슬을 깔아 놓은 듯 해 보였다. 그 아름다움은 어느 보석과도 비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Utah 의 소금밭을 만끽하고 정신을 가다듬는 순간 나는 Wyoming의 검은 땅을 보며 숨이 막힐 정도로 탄식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이렇게 풍부한 자연환경을 지닌 이 거대한 나라야말로 얼마나 축복받은 나라인가? 우리와는 경쟁도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나의 꿈을 꼭 이루리라 오기가 발동하였다. 지금도 가끔 그때 생각을 하면 망상에 사로잡히곤한다. Montana주를 전세라도 낼 수만 있다면 우리나라 전 국민의 반을 이주하여 땅만 일구더라도 아주 잘 지낼텐테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어디를 가도 같은 자연의 모습을 가진 작은 나라에서 잘아온 나로서는 주경계선만 넘으면 서로 다른 모습의 자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경이롭고 위대해 보이기까지하였다.

이렇게 내눈에 비친 미국은 기름진 땅과 풍부한 자원을 가진 거대한 왕국이었다. 이 거대하고 축복받은 왕국에 자신감이 나의 커다란 재산이었으며, 풍요속의 빈곤이라는 말을 반증이라도 하려는 듯 나의 조그마한 모습과 꿈은 어느새 그 풍요속에 동화되어 하루 하루에 최선을 다하며 이 거대한 왕국의 축복을 조금이나마 누리려 하고있다. 아름다운 대자연을 만끽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