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장엽씨 북핵·망명설 ·김정일론등 언급
▶ ■ 디펜스포럼 행사 이모저모
250명 참석, 장내 붐벼
□…31일 디펜스 포럼(회장 수잔 솔티)의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 초청 포럼에는 정원보다 50여명이 초과한 2백50여명이 참석, 장내가 혼잡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미측에서는 투병중으로 알려진 제임스 릴리 전 주한 미 대사등 60여명이, 한국측에서는 주미대사관 한병길 총영사등 한인 150여명이 참석, 황씨의 방미에 쏠린 높은 관심도를 반영했다. 크리스토퍼 콕스 하원 정책위원장은 포럼 도중 잠시 방문, 황씨에 선물을 증정하기도.
한미일 3국의 취재진도 수십명이 몰렸다. 기자들은 황씨의 입을 주목하며 폭탄성 발언이 튀어나올 것을 기대했으나 원론적인 답변만 나오자 다소 실망한 듯한 모습.
황씨는 “미국에 와서 내가 직접 보고 확신하는 것 외에는 말하지 말자고 다짐했으니 그걸 이해해달라”고 말해 폭소가 터졌다.
“망명설은 나에 대한 모독”
□…이날 포럼은 북한 민주화 4단계론이 담긴 황씨의 영문 연설 원고를 사전 배포한 후 참석자들의 질의에 황씨가 응답하는 방식으로 2시간동안 진행됐다. 사회는 윌리엄 미덴도르프 전 디펜스 포럼 회장이, 통역은 임종범 변호사가 맡았다.
황씨는 시종 차분한 목소리로 답변했으나 일부 한인들이 이미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다시 묻거나 황씨와 상관없는 엉뚱한 질문을 자주 해 빈축을 샀다. 특히 황씨는 망명설을 묻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이는 나에 대한 큰 모욕”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나는 남한에 내려온 것을 망명이라 생각하지 않으며 내 조국에 온 것”이라면서 “김정일 제거를 위해 미국과의 동맹이 귀중하지만 내가 조국을 버리고 미국에 와서 살겠느냐”고 재차 망명설을 부인했다.
“소련대사, 핵 개발중지 압력”
□…미국 인사들은 북핵 개발 여부에 질문을 집중시켰다. 북한의 핵 개발과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황씨는 “북한은 핵을 개발하며 중, 러로 (정보가) 넘어가는 것을 극도로 꺼려했다”며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로 재직중이던 당시의 한 일화를 예로 들었다.
그는 “(평양 주재) 소련 대사가 날 자주 찾아와 핵을 만들어서는 안된다며 몇 차례 항의했다”며 “이를 상부에 보고하니 묵살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소개했다.
“김정일, 김일성 보다 못해”
□…황씨는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에 대한 나름의 평가를 내려 눈길을 끌었다.
그는 주체 사상에 대해 묻는 질문에 “난 주체를 국가와 사회의 주인인 인민으로 보지만 김일성은 노동계급과 수령으로, 김정일은 자신으로 본다”며 “김일성은 집단 이기주의이고 김정일은 개인 이기주의”라 표현하며 비판했다.
그는 또 “사람들이 김일성 부자와의 에피소드나 그들의 바쁜 점에 대해 듣기 원하나 사람을 평가하는데는 그가 객관적으로 어떤 업적을 쌓았는가와 사상 두가지가 기준이 돼야한다”며 호사가들에게 이들에 일침을 놓았다.
황씨는 이어 자신이 제시한 기준에 입각, “김일성은 사람들을 굶어죽게 하지는 않았지만 김정일은 수백만 명을 굶어죽게 해 김일성보다 못하다”고 아들에 나쁜 점수를 줬다.
황씨는 또 일반인들을 겨냥, “사람들은 주체사상에 대해 읽어보지도 않고 주체가 어떻고 저떻고 한다”면서 불만의 일단을 내비쳤다.
“난 점쟁이가 아니다”
□…김정일 정권이 언제쯤 붕괴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황씨는 “난 점쟁이가 아니다”라고 답해 장내에 웃음이 일었다. 그는 그러나 “이 문제는 김정일 집단이 어떻게 활동하느냐와 그를 반대하는 민주역량, 둘 다를 고려해야한다”고 전제한 후 “내가 망명할 당시는 5년이면 붕괴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의 판단이 오판이긴 하나 이는 정세변화로 인한 것”이라며 “언제 보다는, 우리가 어떻게 빨리 김 정권을 붕괴시킬 것인가를 묻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답해 박수를 받았다.
“한강의 기적은 미국 덕”
□…황씨는 한국에서 점증하는 반미성향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이 한강의 기적과 짧은 시간에 국제적 모범을 창조했다”면서 “따지고 보면 이는 미국 민주주의의 도입과 원조의 덕”이라고 친미적 발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그는 “한국은 미국의 가장 믿음직한 동맹자가 돼야하나 일부 젊은 층에서 반미정서가 높아지는 것은 우려할 일”이라고 걱정했다. <이종국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