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세계 지구미인 선발대회’에서 새빨간 비키니 차림으로 전세계 보도진 앞에 ‘미스 아프가니스탄’ 비다 사마드자이(25)가 원래의 여대생 신분으로 다시 풀러튼 주립대학에 돌아왔다.
사마드자이가 특별히 주목을 끈 것은 이슬람교가 국교인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드레스 코드를 파격적으로 깨고 거의 나체 차림(?)으로 남성들 앞에 섰다는 것이다. 또 여성들은 온몸과 얼굴을 옷이나 베일로 감고 살아야 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공식적인 미인선발대회도 현재 없으며 물론 세계 미인대회에 미인 대표를 보내지도 않는 국가 정책을 그녀가 감히 깨뜨렸다는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도 1972년 처음으로 미스 아프가니스탄을 1972년 선발했다. 그러나 그녀나 모든 미인후보들도 선발대회장에서 수영복을 입지 않았으며 물론 국제대회에도 나가지 못했다.
그러나 1996년 미국에 이민, 풀러튼 주립대학에서 국제경영학과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던 사마드자이는 이같은 금기를 깨고 이번에 당당히 세계 미인대회에 출전했다. 지난해 미국 내서 개최된 ‘미즈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선발대회에 나가 3위로 뽑힌 경력을 이미 쌓은 그녀의 세계대회 출전 의도는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켜 오랜 전쟁으로 폐허가 된 조국의 재건설을 촉구하고 특히 여성과 어린이들의 복지를 향상시키고 싶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마침 대회 규정은 정식 미인대회가 없는 국가에서는 그 나라 출신이나 해외 거주자들의 출전을 허용했다.
미인 후보들의 참가 국명이 발표되면서부터 미디어의 관심을 끌었던 그녀는 다른 국가 출전 미인들의 손바닥 사이즈 비키니와는 달리 가슴과 하반신을 가린 면적이 큰 보수적(?) 비키니를 입고 공개적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따라서 그는 어느 다른 미인들보다 보도진의 카메라 세례와 인터뷰 요청을 많이 받았고 비록 준결선에도 선발되지 못했지만 심사위원들을 그녀에게 특별히 제작한 ‘용기와 신념과 비전의 새 미인상’을 수여했다.
사마드자이의 대회 출전은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일부 아프가니스탄인들을 격분시켰다.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외교채널을 통해 사마드자이가 아프간 공식 대표가 아니다라고 못박았고 미국 내 아프간 대사관도 수십장의 성명서를 각 미디어에 보내 아프가니스탄 국민도 아니면서 아프가니스탄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비난했다. 아프간 여성부 장관은 그녀의 행위가 음란하고 도발적이라고 규탄했으나 아프간 법무부 관리는 아프간에 입국하면 형사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까지 했다.
사마드자이도 자신의 비키니 차림이 아프간 문화배경에서 용인되기 어려울 줄 알았지만 조국의 정부가 공식 비난하고 CNN, BBC, 타임, 마리 클래리 매거진 등 전세계 방송매체와 잡지 등에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한다. 이번 달 캠퍼스로 다시 돌아온 그녀는 아직도 아프간 여성의 권리와 복지 향상을 위한 자신의 미인대회 출전 결정은 옳았다고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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