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같이 환히 웃고 있다. 오랫동안 못 보던 친구다. 옛 은사를 만난다. 타임머신이라는 게 있어 학창시절로 되돌아간 느낌이다. 정담이 오간다. 웃음꽃이 피고 어린 아이 같이 율동을 하며 게임에 몰두한다. 그 웃음 속에서, 못 알아볼 정도로 달라진 옛 친구의 얼굴에서 세월이 새삼 느껴진다. 망년 모임의 삽화다.
망년 모임이 피크다. 주말이면 호텔 볼 룸마다 만원이다. 발 디딜 틈이 없다. 누구나 적어도 두 세 차례 망년 모임에는 나가게 마련이다. 반가운 사람들을 만나고 먹고 춤춘다. 그리고 마신다. 만남이란 좋은 것이다. 그리운 얼굴들과의 해후가 있다. 함께 나눈 시간은 추억으로 남는다. 삶의 아름다운 순간들이다. 그래서 만남이란 좋은 것이다.
이 추억의 만남이, 삶의 소중한 순간으로 간직되어야 할 모임이 그러나 악몽의 순간으로 변할 수 있다. 범인은 다른 게 아니다. 술이다. 참으로 반갑다. 그래서 한잔이다. 너무나 기쁘다. 그래서 한잔이다. 그러다가 일을 저지른다. 음주운전으로 체포된다. 이 정도는 일시적 괴로움에 지나지 않는다. 사고를 내 남에게 결코 지울 수 없는 고통을 준다. 또 때로는 자신의 목숨을 잃기도 한다.
위험 수위에 오른 한인 음주문화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음주운전자가 가장 많은 소수민족이 한인이다. 미성년자에게도 가리지 않고 술을 판다. 주류 판매업소가 가장 밀집한 곳이 한인타운이다. 타운 전체가 취해 비틀거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게다가 망년 모임 시즌이다. 음주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는 계절이다. 단순 음주운전 적발에서, 목숨을 앗아가는 비극적 교통사고에 이르기까지 한인들이 연루된 각종 사건사고는 고질적 음주문화에서 비롯된 게 대부분이다. 술을 강제로 권한다. 폭탄주를 돌린다. 그러다 보니 고주망태가 되기 십상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이 자기 차를 몰고 돌아간다. 사고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다.
술은 교통사고만 일으키는 게 아니다. 가정 파탄도 불러온다. 술에 잔득 취해 떠들고 아내를 때린다. 자녀를 폭행한다. 가정 폭력의 주범은 역시 음주다. 한인 배우자 폭행의 30% 이상이 취한 상태에서 이루어졌다는 보고가 이를 입증한다.
고질적 음주 문화부터 먼저 바꾸어야 한다.그래야만 소중한 만남이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된다. 술 조심하는 연말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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