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드슨 강변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에 걸렸던 해가 빌딩 숲속으로 2003년을 안고 서서히 내려 앉으면서 서쪽 하늘을 온통 붉게 물들이며, 2003년의 희로애락을 모두 태우면서 갔다. 미련도 없이 아쉬움만 남기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모두가 넉넉한 마음으로 한결같이 상대를 축복해 준다.해가 바뀌었다고는 하나 어제와 달라진 것이 없는 난데 과연 그 많은 복을 받을 수 있을까? 준비된 자에게는 놓칠 것이 없음을 잘 알면서도 매년 이 때가 되면 역시 준비가 없음을 아쉬워 한다.
1587년에 태어나 1671년까지 84년을 살고 간, 조선 중기 문신(文臣) 고산(孤山) 윤선도가 56세 때 해남 금쇄동(金鎖洞)에 은거할 무렵 지은 <산중신곡(山中新曲)> 속에 여섯 수(首)의 시조(時調) 오우가(五友歌)를 남겼다.
*구름의 빛깔이 아름답지만 검기를 자주 하고 맑은 바람소리도 좋지만 그칠 때가 많은데 깨끗하게 쉬임 없이 흐르는 물(水).*꽃은 피자 마자 곧 쳐버리고, 풀은 푸르르지만 곧 누런 빛을 띠는데 영원히 변치 않는 바
위(石)*따뜻해지면 꽃이 피고, 추우면 나무잎이 떨어지는데 눈이 오나 서리가 내리나 변함이 없는, 깊은 땅 속까지 뿌리가 곧게 뻗어있는 소나무(松)*나무도 아니고 풀도 아닌데 곧게 자라며 속은 텅 비어 있으면서도, 사계절 늘 푸른 대나무(竹).*작은 것이 높이 떠서 온 세상을 다 비추는데, 한밤중에 이보다 밝은 것이 없으련만, 보고도 말을 하지 않는 달(月)
깨끗하게 흐르는 물, 믿음직한 바위, 늘 싱싱한 소나무, 매듭을 만들면서 곧게 자라는 대나무, 어두운 밤을 밝히는 달과 같은 인생을 살고저 준비 되었다면 빌어주는 복을 다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현재 내가 있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자. 그 감사가 나를 변화시켜 줄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될 때 시작하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하였다. 2004년 첫 날의 해는 이미 중천이지만 이제부터 준비하여 하고 많은 그 복들을 낱낱이 다 쓸어 담자.
“낡은 가죽부대에 새 포도주를 담는 사람은 없다. 그렇게 하면 부대가 터져서 포도주는 쏟아지고 부대도 버리게 된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둘 다 보존된다” 성경의 가르침이다.
새 부대에 새 포도주를 담아야 하듯 변하여 새로워지지 않고는 새로운 복을 누릴 수 없음을 명심하자.
김홍근(무궁화상조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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