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한국에서는 정치인들의 구속 이야기로 연일 뉴스가 가득하다. 현직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돈 받은 일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럴 때마다 흥미로운 일은 정치인들이 처음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되면 한결 같이 돈 받은 사실을 부인한다는 것이다. 모두들 억울하다. 정치 탄압이다. 그런 일이 결코 없다며 한사코 부인한다. 그런데 더욱 재미있는 것은 얼마가지 않아 그것이 사실로 판명된다는 것이다. 그 후에 이런 저런 사과와 변명을 늘어놓는 것을 본다.
거짓된 정치지도자를 가진 사회는 부패하기 마련이다. 이번 폭풍이 지나가고 나면 한국의 정치가 깨끗해지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를 걸어 본다.
거짓말하는 사회는 체면을 중시하는 동양문화에서 기인된다고 하겠지만 또한 교회의 지도자들의 책임이 크다. 대부분의 나와 같은 목사들은 교인들이 돈을 많이 벌고 축복만 받으라고 했지 정직하게 돈을 벌도록 지도하지 못했던 것 같다. 교회에 바치는 돈에 대해서는 잘 가르쳤지만 이 세상을 정의로운 곳으로 만들기 위해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 잘 가르치지 못했다.
더욱이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것에 대한 성서적인 가르침에 인색했다. 오직 내 교회를 성장시키는 일에만 관심이 있었다. 그 결과 한국에 교회와 교인은 늘었지만 많은 교인들이 부정부패에 연루되었고 국회위원 중 50%가 기독교인인데도 정직한 정치인을 찾기 어려운 사회가 된 것이다.
거짓은 인간관계를 파괴하여 서로 불신하는 불행한 사회로 만든다. 거짓말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며 고통을 주는가를 며칠 전 또 한번 경험했다.
지난해 다운타운의 글래디스 공원에서 홈리스를 위한 성탄절 행사가 있었다. 행사를 마친 후 공원의 슈퍼바이저에게 인사차 들렸더니 그녀는 대단한 오해를 하고 있었다. 스태프들의 거짓된 보고 때문이었다. 음식을 공원 밖에서 서브하라고 했는데 왜 공원 안에서 서브했느냐며 상대하기 싫다고 문전 박대를 했다. 몇 번이고 이메일을 보내서 공원 밖에서 서브했다고 해도 믿지를 않는 것이다. 참으로 괴로웠다.
스태프들이 왜 거짓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목사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들에게서 받은 인격적인 수모에 속상해 하면서 진실을 밝히려고 증거들을 수집하고 있는 중이다.
한편 짧지 않은 기간 홈리스 사역을 함께 하는 후래디라는 흑인아저씨를 통해 많은 위로를 받고 있다. 한때 그도 홈리스였지만 지금껏 한번도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 그래서 그를 신뢰하고 존경한다. 그는 현재 홈리스 재활센터의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사람이 한꺼번에 변할 수는 없지만 조금씩 나아 질 수 있다는 것을 홈리스 재활 센터를 하면서 경험한다. 한국의 정치인과 이곳에 사는 우리도 새해를 맞아 조금씩 정직해지도록 노력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정직하게 벌어서 작은 돈이라도 이웃을 도우며 살아가는 훈훈한 새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김수철 목사·거리선교회 대표 (www.streetl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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